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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칼럼] 다시 核개발론에 부쳐


기자는 대북 포용론과 강경론 중 포용론 쪽에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경론 쪽에 설 수밖에 없다. 포용론이 잘못됐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상황이 그렇게 변한 것이다.

북한이 금방이라도 무슨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다. 정전협정의 무효를 선언하는가 하면 우리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선언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전시에 상응한 실제적 행동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한다. 2차 핵실험을 감행하는가 하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댄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북폭(北爆), 선제공격 등 상상만으로도 끔직한 말들이 나오는 실정이다.

북한은 달랠 단계를 넘었다

북한이 왜 저처럼 막 나가게 됐느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포용론자들과 강경론자들의 대답은 판이할 수밖에 없다. 포용론자들은 이명박 정권이 강경책으로 북한을 코너로 몬 결과라며 지금이라도 한·미가 북한의 일부 요구를 수용하는 등 달래야 사태가 수습된다는 주장이다. 강경론자들은 전 정권들이 포용정책으로 북한에 돈을 퍼줘 핵무기까지 만들게 했다며 북한의 행동이 얼마나 무모하고 자해적(自害的)인가를 일깨우는 강경책을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느 쪽이 맞는지에 대한 답은 김정일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어느 쪽이든 그에 관한 논쟁은 이미 부질없는 단계에 들어섰다. 지금은 당장 터질 것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급박한 상황이다.

무엇 때문이든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이상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강경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제 와서 북한을 달랜다고 해서 북한이 당장 핵무기 개발 등 벼랑 끝 전술을 포기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가 북한의 전술에 끌려가는 나약한 모습으로 비쳐 북한의 버릇을 한층 고약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한·미 양국의 대응 태세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지만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다. 한·미 양국은 국지전뿐 아니라 차마 입에 담기 싫은 최악의 사태까지도 가상하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북한 설득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되지만.

핵은 핵으로만 억제된다

관련하여,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전후해서 이 난에서 두 차례에 걸쳐 우리의 핵개발 문제 공론화를 주장했던 기자는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이를 다시 건의하고 싶다. 이유는 그때나 크게 다르지 않으나 상황은 더 다급하게 됐다. 북한이 고성능 핵무기를 개발하여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일본도 1주일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며 여차하면 실행에 옮기겠다는 태세인데, 우리만 비핵·평화를 외치고 보장 약한 미국의 핵우산을 믿으며 뒷짐 지고 있는 게 국가의 안위 및 존엄성과 관련하여 바람직한지 생각할 일이다. 특히 한·미 원자력 협정은 미·일의 그것에 비해서도 우리의 농축, 재처리 등을 크게 제약하여 방위 측면에서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엄청나게 불리하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핵개발을 추진할 경우 이를 구실로 한 일본의 핵 개발 등 핵 도미노를 우려하는 미국과 중국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칠 것이다. 그러나 북핵 등 우리의 현실과,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는 사실로 맞서야 한다. 또 우리의 뜻이 관철되지 못하더라도 중국 등이 이를 북핵을 막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유사시엔 힘이 말할 뿐 합의서니 협약이니 하는 것들이 국제사회에선, 특히 북한에겐 휴지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전무이사 大記者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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