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쇄신, 법무장관 검찰총장 대검중앙수사부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또 검찰수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현 정권 인사들의 비리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의 회견은 조문 정국으로 변화된 민심을 업고 당의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여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서거후 일부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도가 한나라당 지지도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 여세를 몰아 6월 임시국회와 10월 재·보선 등 향후 정치일정에서 최대한 주도권을 잡아가고 싶은 것이 민주당의 속내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겨우 마치고 그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점이다.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정치 공세에 돌입하는 것이 과연 사리에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또 누구도 원망하지 말고 국민 통합을 이뤄 달라는 고인의 유지에 부응하는 행동인지도 의문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현 정권과 검찰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져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또 검찰 도 무리한 수사를 벌인 측면은 없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추모 분위기를 정파적 이해관계로 끌고 가려 해선 안 된다. 더욱이 민주당내에선 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던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다수 포함된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현 정부 책임론을 내세워 국민을 편 가르고 반사이익을 얻으려 해선 안 된다. 그것은 이율배반적이고 정략적인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

가뜩이나 지금은 경제위기에다 북한 핵실험 충격까지 겹친 상황이다. 또 10일에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부분파업, 11일에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예고돼 있는 등 사회 격랑이 심하다. 이런 시기에 정치권은 갈등을 증폭시키기보다 대화와 타협으로 조문 정국 이후를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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