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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대회 서울광장 충돌] 결국 과격시위·몸싸움…빛바랜 ‘그날의 함성’


시민-경찰 곳곳 충돌

6·10항쟁 22주년을 맞은 10일, 차벽이 없어진 서울광장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범국민대회 도중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던 시위대는 밤늦게까지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범국민대회는 오후 7시30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열사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경찰은 오전 7시40분쯤 방송장비를 실은 트럭 8대가 서울광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견인했다. 하지만 범국민대회가 시작되기 직전 광장 안으로 무대차량이 들어가는 것은 막지 않았다.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서울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사이의 8차선 도로를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메웠다. 경찰은 2만2000여명, 대회 주최측은 10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는 "이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오늘 우리가 광장을 지켜냈듯 앞으로도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에는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도 참석했다.

대회 주최 측이 "대회가 끝난 후 행진 등 별도의 행사는 없다"고 다짐했지만 오후 8시30분쯤부터 시민 3000여명이 서울광장을 빠져나와 덕수궁 앞길을 따라 광화문 네거리 쪽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경찰은 남대문서 허모 교통과장이 오후 8시35분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앞에서 시위대에게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프레스센터와 서울시의회 사이에 진을 치고 시민들의 행진을 저지했다. 오후 9시42분쯤 덕수궁 앞에서 몇몇 시민이 경찰에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신문가판대, 쓰레기통 등을 닥치는 대로 집어던지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경찰은 휴대용 분사기로 펩사이신(고추가루액)을 시민들에게 뿌리며 제지했다. 일부 시민들은 고춧가루액이 눈에 들어갔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오후 10시15분 대회가 끝난 후 서울광장에 있던 시민들은 태평로 쪽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대치했다. 시민 4500여명은 경찰과 대치하며 광화문 쪽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수차례 경고방송을 내보내며 해산을 종용하던 경찰은 오후 11시10분부터 강제해산에 돌입,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앞쪽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민들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뒤쪽에 서 있던 시민들은 물병과 소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지만 20여분 만에 서울광장과 덕수궁 쪽 인도로 밀려났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많은 시민들은 "경찰과 몸싸움하지 말자"며 자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흥분한 일부 시민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밤 늦게까지 상황을 지켜보던 회사원 최모(39)씨는 "6월항쟁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광장을 찾았다"며 "경찰과 몸싸움 없이 차분하게 집회를 마쳤으면 했지만 이곳저곳에서 충돌이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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