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길―이화익] 아트 바젤의 매력 기사의 사진

세계 최대의 미술품 견본시장인 스위스 아트바젤은 올해 40회째로 매년 6월 초에 열린다. 올해는 33개국에서 300개 이상의 화랑이 참가하고, 2500여 작가의 작품들이 선보여 역대 최대의 규모였다. 각국에서 지원한 1100여 화랑 중 아트바젤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화랑은 미국이 75곳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56) 스위스(33) 영국(28) 프랑스(26) 이탈리아(22)순. 한국은 국제갤러리와 PKM 2곳이 참가했다.

올해의 최대 관심사는 작년에 불어닥친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급속도로 얼어붙은 미술시장의 경기가 살아날지였는데, 대답은 "예스"였다. 개막 전날인 9일 VIP 오프닝에 초대된 브래드 피트, 나오미 캠벨,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 스타들과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시카고 등지에서 날아온 컬렉터들, 그리고 유럽의 큰손들이 등장해 많은 작품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브래드 피트는 열렬한 미술 애호가로서 매년 제트비행기를 타고 와 아트바젤 기간 중에 열리는 디자인바젤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여러 점 구입했다. 한국의 갤러리 서미 부스에서 이헌정 작가의 도자기 테이블과 벤치, 장진 작가의 찻그릇과 머그를 구입했으며, 아트바젤에서는 독일 작가 네로라흐르의 작품을 약 12억원에 구입하기도 했다.

바젤의 화랑주인 미클로스 폰 바르타는 "세계 미술시장의 위기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프랑스 조각가 베르나르 브네의 작품을 취리히에서 온 컬렉터에게 16만 유로에 판 것을 포함해 오프닝 이틀 만에 열 점을 팔았다. 그는 "아마도 브네의 작품이 베니스 비엔날레에 전시된 덕분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와 아트바젤은 서로 비슷한 시기에 개최해 스타작가를 탄생시키는 윈윈전략으로 유명하다.

두 번째 관심사는 아트페어 개최 전부터 예년에 비해 작품가격을 전체적으로 20% 정도 낮춘다는 소문이 퍼져 좋은 가격에 작품을 구입하려는 컬렉터들의 발길을 재촉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순식간에 작품들이 팔려나가 원하는 작품을 살 수 있는 기회마저도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아트바젤 디렉터인 마르크 슈피글러는 "몇몇 화랑들은 벌써 더 이상 팔 작품이 없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마이크 켈리의 1990년 작품이 27만5000달러였는데 22만5000달러에 판매되었다. 이 작품의 작년 가격은 45만달러였다.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연계하여 열림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미국 컬렉터들이 많이 오지 않았으며 유럽의 컬렉터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바젤은 '문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트바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 미술애호가들이 사랑하는 도시로 만들어 해마다 전 세계의 미술관계자들이 찾아오도록 했다.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현대적 건축물과 옛 건물들이 놀랍도록 잘 어우러지고 있는 깨끗하고 조용한 도시이다.

작고 아담한 이 도시에 40개의 미술관이 있는데 아트바젤 기간 동안에 미술관들은 최고의 전시를 기획하여 아트페어를 찾은 미술애호가들의 찬탄을 자아낸다. 바젤의 대표적인 미술관 중 하나인 쿤츠무제움 바젤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 고흐의 특별전이 열렸고, 또 다른 유명 미술관 중 하나인 바이엘러재단 미술관에서는 조각가 자코메티전이 열려 필자는 20세기 최고의 화가와 조각가의 예술세계에 흠뻑 취해 볼 수 있었다.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 <스위스 바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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