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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교회―(21) 부산 해운대교회] 신사참배 반대 가결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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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도시 부산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해운대를 바라보고 있는 우1동 해운대교회(최병일 목사)는 1937년에 설립된 이 지역 최초의 교회다. 당시 부산과 경남지역 선교를 담당한 호주장로선교회 예원배(Rev. A. C. Wright) 목사는 1912∼42년 강제 출국될 때까지 한국에서 30년 동안 선교사로 활동했다. 해운대교회는 25년간 부산과 경남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주의 사명을 다했던 예 선교사의 사역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예배당이다. 또한 이 예배당은 신사참배 반대를 결의한 역사적인 곳이다.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신상과 신앙의 보루(堡壘)로서 역할을 다했다.

◇남에서 유일하게 신사참배 반대를 가결한 교회=일제 말기 일본은 신사참배를 강요해 한국 교계에 커다란 박해를 가했다. 그들은 신사참배가 종교적 행위가 아니고 국민의례일 뿐이라고 호도했지만 기독교계는 강력 반발했다.

이로 인해 평양의 숭실전문학교 등 많은 기독교계 학교가 폐교됐다. 수많은 목회자가 감옥에 갇혔으며 순교했다. 그러나 일제 만행에 대한 대응과 접근이 조금씩 달라서 광복 후 교단 분열의 씨앗이 됐다.

38년 6월 해운대교회에서는 제41회 경남노회(노회장 최상림 목사)가 개최됐다. 이 노회는 같은 해 9월 평양에서 열기로 한 27회 한국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하기 위한 부산 경남지방의 준비모임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일제 경찰 당국은 해운대교회에서 개최하는 노회에서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그냥 넘기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해둔 상태였다. 그러나 노회 도중 신사참배 문제가 보고안으로 거론됐다. 노회는 당연히 신사참배 반대를 가결했다. 전국의 다른 모든 노회에서 신사참배를 하기로 동의한 사안에 대해 경남노회에서 유일하게 신사참배 반대를 선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시련과 핍박이 이어졌다. 해운대교회에서는 43년 8월 둘째 주일 오전 예배를 드리고 난 후 일본 경찰이 구재화 조사 및 교회 직원을 검속함으로써 예배가 중지됐다. 이와 함께 교회에 보관 중이던 모든 책과 서류를 형사들이 압수해 갔다. 몇 달 후 일부 서류는 반환되었지만 제41회 노회록을 비롯한 서류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50년 6·25전쟁이 발발했다. 그해 12월 겨울철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피란민이 해운대 지역으로 몰려왔다.

그해 유난히 추운 겨울을 가리켜 지역 주민들은 "북쪽지역 피란민들이 추위를 몰고 왔다"며 비난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해운대교회 성도들은 공터에 움막을 지어 피란민들을 보살폈다.

이후 교회는 54년 5월 '중등 구락부 설립' 이사회를 조직하고 그해 9월 '중등 성경구락부'를 설립하여 제1회 신입생을 받았다. 이 성경구락부는 고등공민학교로 인가를 받는 주춧돌이 됐다. 해운대교회 뒤편에는 국립기계고등학교가 설립됐다. 한국과 독일의 60년대 경제 협력에 의한 한독실업전문학원의 후신으로 근대화 기치를 내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입국 비전으로 세운 학교였다. 학비 면제와 기숙사를 제공했기 때문에 영남지방의 가난한 집안의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고향을 떠나온 많은 학생들이 학교 후문에 위치한 해운대교회에 출석했다. 주일 예배 때 예배당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75년 2월에는 예장합동 총회장을 지낸 장차남 목사가 해운대교회 12대 담임으로 부임했다. 장 목사는 개척교회 전도사로부터 출발하여 교육전도사 강도사 부목사의 목회생활 16년을 마감하고, 단독 담임목사로 목회를 시작한 첫 교회였다.

◇100년을 향해 미래 열방으로 나가는 교회=2003년 3월 서울 세광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던 최병일 목사가 해운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최 목사가 부임하기 전 해운대교회는 70여년을 지켜온 저녁 예배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었다. 최 목사는 변화하는 시대의 생활환경에 맞추고 효과적인 성도 훈련을 위해 저녁예배를 오후 3시로 변경했다. 점심식사 후 오후예배까지 남는 시간을 성도들의 훈련과 교제 시간으로 활용했다. 기초 성경공부반, 노방 전도반, 수지침교육으로 시작된 오후 특별 모임은 점차 활성화 됐다.

현재는 QT반 성경읽기반 성경암송반 제자훈련반 오카리나반 등 8개 반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2004년 장학위원회를 발족했다. 해마다 봄 가을로 전교인 특별 장학헌금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장학금은 1년에 두 번 중·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구분해 지원하고 있다.

2006년 1월부터 교회 내 이동식 도서관이 설립됐다. 매 주일 현관 앞에 간이탁자에 화제의 책과 교역자의 추천 책들을 나열해 놓고 누구나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도록 해서 성도들에게 영혼의 양식을 퍼주고 있다. 성탄절 전야에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매년 동사무소와 협의해 어려운 가정에 김장김치, 쌀과 현금을 전하고 있다.

올해 72주년을 맞은 해운대교회는 오는 9월까지 1320㎡ 규모로 교육관과 주차장 완공을 목표로 전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정우 장로는 "해운대교회는 1000여명의 성도들이 맘 놓고 안식을 취할 수 있는 문화공간 마련을 위해 성장의 고삐를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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