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성태윤] 금융감독,숲도 봐야 기사의 사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우리나라는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월드컵 예선 무패와 7회 연속 본선 진출은 힘든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해준 쾌거였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는 11명이지만 그 뒤에서는 감독과 코치를 비롯해 여러 스태프가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다.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각자의 신체 컨디션과 훈련 성과를 전문적으로 점검하는 스태프가 있는가 하면, 전반적인 훈련과 전술 및 선수 운영 등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감독의 역할도 있다.

한 사람이 그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좋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개별 선수의 상태를 감독하는 것과 전반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훈련과 전술을 감독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금융시장도 이와 비슷하다.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많은 금융기관들은 정보 제공, 투자자 보호와 불법 영업행위에 대해 미시적 감독 차원에서 영업 행위를 규제받는다. 그러나 개별 금융기관의 활동을 점검하는 미시적 감독과 이자율, 환율, 통화량 등 거시경제 변수의 안정성을 고려한 거시적 금융 감독은 전문성과 영역에서 다른 차원의 문제다.

최근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기관의 위험 관리를 적절히 감독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반성과 함께 거시적인 금융 감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유의할 부분은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과 실패는 일종의 증상이어서 개별 금융기관만 면밀히 살핀다고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란 점이다. 한 예로 개별 금융기관의 장부를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여도 전체적인 금융기관들의 장단기 자금조달 구조가 금융시장 여건과 괴리되어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과 경제 상황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기관이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형태로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점검하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재무적 안정성이 거시경제 안정성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감독하는 부분 역시 중요하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의 금융 감독 개선안이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대형 금융기관'은 어떤 형태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감독할 권한을 갖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통적인 상업은행에 대한 감독 권한 외에 투자은행도 감독하도록 한 것이다. 물론 미국의 금융 감독 개선안을 놓고 파생상품에 대한 감독은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위기의 미국 중앙은행이 투자은행을 포함해 중요 대형 금융기관까지 감독의 폭을 넓힌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0년대 말 영국에서는 금융 감독을 중앙은행에서 분리시켰다. 그런데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어려운 금융 감독의 이러한 체제가 이후의 금융위기 전개 과정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보 제공이나 불법 영업행위 규제 또는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두는 형태의 미시적 금융 감독은 일반적 금융 감독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맞다. 다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안정과 관련된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과 부실자산 문제 등 거시적 감독은 금융시장의 최종 대부자인 중앙은행으로 일원화하는 방향을 생각할 수 있다.

숲은 나무가 집단으로 모여진 장소이므로 각각의 나무가 병충해로부터 안전하고 또한 충분한 영양분만 공급받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산불이 났을 때 불이 번지기 쉬운 형태로 조림이 되지는 않았는지, 토양이나 주변 생태계 등 거시적 관점에서 숲이 진정 건강하게 조성되어 있는지 살피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성태윤(연세대 교수·경제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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