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작가상’ 수상 윤수연씨 분쟁의 중동 현장 등 담아 사진전 기사의 사진

“렌즈 통해 전쟁 없는 세상 꿈꿉니다”

젊은 사진 작가의 발걸음이 거침없다. 배병우 김중만 김아타 등 남성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국내 사진계에서 앞길이 유망한 여성 작가라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오는 30일까지 '뉴 헤이븐, 노 헤이븐'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여는 윤수연(37)씨. 박건희문화재단이 선정한 제7회 '다음작가상' 수상의 주인공이다.

사진에 대한 그의 집념이 작가의 꿈을 이루게 했다. 1995년 동덕여대 불문과를 나온 그는 3년 동안 직장을 다니다 사진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으로 훌쩍 떠났다. 회사 퇴직금을 밑천으로 삼았다. 2003년 레즐리대학교 아트인스티튜트 오브 보스턴 사진학과를 졸업한 다음 지난해 예일대에서 사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관심은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는 곳의 사람이나 풍경이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끝나지 않은 여정-탈북 이주민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홈커밍-미국 참전용사 프로젝트'를 제작해 주목받았다.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 그의 작품은 국내외에서 호평받아 미국의 권위 있는 사진잡지 '애퍼처(aperture)' 올 여름호에 실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와 미국 42개 주를 돌며 촬영한 참전용사, 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등으로 구성했다. 다음작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구본창 박건희문화재단 이사장은 "대단히 세계적인 사건을 대단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뤘지만 출구도 없는 개인의 내면으로 기어들어가지는 않았다. 전쟁을 사진적 사건으로 재구성했다"고 평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 작업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도 여성의 몸으로. "취재 대상 지역을 6개월 이상 조사하고 작업에 나섭니다. 조금이라도 분쟁의 소지가 있으면 작업을 중단해야 해요. 어렵게 촬영한 이번 작품의 장르를 말하자면 극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냉혈 멜로드라마'라고나 할까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물었다. "이제 시작이에요.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이 작업은 당분간 계속될 겁니다. 더는 사건일 수 없는 전쟁의 구석구석을 담기 위해 뛰어야죠." 야외 촬영 때문에 얼굴이 검게 그을린 작가는 "제 사진은 120㎜ 렌즈를 통해 전쟁 없는 세상을 꿈꾸는 공상과학 소설"이라며 웃었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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