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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칼럼] 쌍용車 ‘사고’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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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조가 평택 본사와 공장을 점거하고 옥쇄파업에 들어간 지 40일이 넘었다. 지난 6월 판매 추정치는 120대에 그쳤고 생산 중단으로 재고도 바닥났다. 운영자금은 거의 소진됐다. 출고 차질로 인해 신차 계약해지가 줄을 잇고 중고차 가격까지 폭락했다. 시장에서 사실상 쌍용차 퇴출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쌍용차 노조의 투쟁노선과 외부 세력의 개입, 시장 여건에 비춰볼 때 회사 장래는 이미 외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차는 2004년 인수 당시 약속과는 달리 투자를 외면하다가 철수했고 노조는 아직 단 한 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2월 판매부진과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7월 중순까지 구조조정안을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해 9월쯤 회생절차 지속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모두 암담할 뿐이다.

노조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나서 자금을 지원해주기 바라지만 구조조정을 철저히 단행해 회생 가능성부터 보여주어야 한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서는 여론이 차갑다. 최대주주가 포기한 회사를 왜 국민 부담으로 지탱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과를 보면 "사측이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파산으로 가는 길을 가고 있다"는 노조 비난이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닌 듯하다. 노조가 맡은 주요 배역을 앞장서서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말이다.

“대화를 다시 추진하면서 외부 개입세력부터 차단하는 게 급선무다”

강성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거듭되는 도심시위와 불법 점거에 신물이 난 국민은 대체로 쌍용차 파업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M과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도 불황을 견디지 못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마당에 쌍용차 노조가 못하겠다고 버티면 갈 곳이 뻔하다는 것이다. 쌍용차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그 가족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겠지만 옥쇄하겠다는 노조를 누가 말리겠느냐는 냉소가 깔렸다.

하지만 막상 쌍용차가 문을 닫는 단계에 접어들면 상황이 곱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좌파세력은 이미 범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쌍용차 파업 지지에 나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오늘 총파업을 선언했다. 범대위에는 3년 전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내걸고 평택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일부 좌파단체 활동가들은 쌍용차 파업 노조원들에게 이념교육을 하면서 불법 무기 제조 및 사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좌파단체 중에는 쌍용차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든 사태를 부추겨 민심을 요동치게 만들고 이념투쟁을 강화하려고 나선 세력이 적지 않다. 이들은 파산 선고로 상황이 종료되는 것은 물론 극적인 타협으로 파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막으려 한다. 쌍용차를 희생양으로 삼아 다시 한번 '사고'를 쳐 봉기하자는 심산이다. 공장 안에는 기름 등 인화물질이 널려 있어 화재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정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공장에 경찰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외부 개입세력부터 차단하는 게 급선무다. 회사 장래는 일단 노사 대화에 맡기고 사고 치려고 달려드는 세력부터 확실히 솎아내야 한다. 검경이 그동안 채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불법 파업에 개입한 외부세력을 처벌키로 한 것은 타당한 수순이다. 노조도 외부 세력이 결코 쌍용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 사태 수습을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 사는 것과 망하는 것 모두가 외길이다.

김성기 수석논설위원 kimsong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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