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민경찬] 수학·과학 왜 배우나 기사의 사진

어제 인천 송도에선 '과학기술! 미래를 향한 희망 콘서트'라는 주제로 2009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차대회가 열렸다. 눈에 띈 것은 물의 위기, 녹색성장, 우주 개발, 국제과학도시 등과 함께 수학·과학 교육이 미래 희망을 위한 핵심적인 과제로 채택된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수학을 문제 풀고 점수 따는 것, 어렵고 재미없는 것, 할 수 없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리 또한 너무 어렵고 딱딱해서 내신 상대평가에서 손해 보는 과목으로 회피한다. 전 학생의 8% 정도만 물리Ⅱ를 선택한다. 사회 일각에서는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수학 문제가 어려워선 안 된다고 한다. 수능 난이도 논란이 벌어지면 항상 수학이 문제가 된다. 혹자는 문과 학생에게 수학·과학 능력을 그리 많이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살아가는데 별 필요가 없는데 왜 배워야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등학생 중 문과는 70%, 이과는 30%의 학생이 지원하고 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이과가 70%였고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으며, 문과보다 수학·과학 과목이 두 배나 많은 32단위를 필수과목으로 배워야 했다. 지금은 문과가 4단위, 이과는 6단위가 필수과목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 선택교과목 제도를 도입한 이후 문과 학생들은 수학·과학 교육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상경계열 입학생의 경우 전공 기초과목인 경제수학 이수에 필요한 미분과 적분을 배운 학생들이 5%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나온다.

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PISA)에서 우리나라 고교 1학년의 수학과 과학 수준은 57개국 중 각각 4위, 11위로 평가되었으며, 갈수록 성취도가 하락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최상위 그룹 학생 수가 경쟁국들에 비해 뒤떨어졌고 수학·과학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 즐거움에 관한 지수가 모두 하위권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교 출신들이 미국 아이비리그에 유학한 경우 절반이 탈락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문제는 잘 풀지만 개념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추리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사고능력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복잡한 일을 풀어갈 때나 대화를 할 때 논리적 사고가 중요하며, 이는 개인의 경쟁력이다.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정치·사회·경제 변화의 흐름에 대한 이해, 지구와 인류의 현안에 대한 올바른 판단력은 누구에게나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경제 기사도 온통 과학기술 이야기다. 융·복합적, 통섭적 능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일생 동안 개인의 직업이 다양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살다 보면 예술 전공자, 증권투자자도 논리적 사고 능력과 과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절실해진다. 실제로 많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스스로 수학과 과학에 대한 고급지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중전공, 연계전공을 선택하려면 필수적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고교에서 문과를 선택한 학생들은 이과 영역을 넘볼 수도 없기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버드대가 모든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과학교육을 강조하고, 빌 게이츠가 "미국의 미래는 수학·과학 경쟁력에 달렸다"며 거액의 사재를 쾌척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교육환경, 교사 탓만 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스스로 필요한 능력을 챙겨야 한다. 교실에서도 호기심, 흥미, 자신감을 최우선시하여야 한다. 수학·과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은 이제 전 국민적 어젠다다.

민경찬 연세대 대학원장 과실연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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