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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문일]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 국내 번역출판권이 거액 선(先)인세를 주는 조건으로 계약됐다는 소식이다. 한 출판사가 1억엔을 제시했지만 계약에 실패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루어 성사된 계약 금액은 그 이상일 거라는 추론이다.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미(未)출간 소설 '솔로몬의 열쇠'가 올초 100만달러에 계약된 것이 지금까지의 기록이다. 일본에서 1주일 만에 100만부를 찍은 이 소설의 제목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패러디한 것이다.

출판사들이 작품 출판권 계약에 천금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국내의 두터운 독자층 때문이다. 1987년에 나온 그의 출세작 '노르웨이의 숲'은 일본에서 600만부 이상, 한국에서 100만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그가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것도 상품가치를 높였을 것이다. 하루키는 2006년 프란츠 카프카상을 받았는데, 2004년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2005년 해럴드 핀터는 카프카상과 노벨문학상을 동시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하루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에 이어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이 서구적 전통과 낯설지 않은 것도 유리한 점이다.

스토리가 결코 쉽다고 할 수 없는 하루키 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마니아들이 하루키에게 바치는 헌사는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하루키적'이라고 형용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비유들. 표현의 적확함과 울림.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의 연결을 포함해 어떤 세부(細部)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철저하게 숙고해 조탁(彫琢)한 음악적 문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영혼의 문이 노크되는 것같은 느낌. 문을 열면 친밀하면서도 어딘가 먼 보편적 풍경과 만나게 되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자기애(自己愛)의 표현에 불과하다, 게임과 같은 플롯 전개, '백색 테러'나 다름없는 이성편력, 흙냄새 피냄새가 나지 않는 문장…. 요컨대 문학성에 대한 의문이다. 국내에서는 2006년 문학평론가 유종호 교수가 "허드레 대중문학"이며 "작가가 예술적 포부를 가질 수 없는 시대의 언어 상품"이라고 한 비판이 유명하다.

문일 논설위원 norw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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