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강교자] 약속은 인격이다 기사의 사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천 약속'(윤종환 저)에 이런 글귀가 있다.

"세상에는 많은 약속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약속을 하고 너무 쉽게 약속을 깨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어려운 약속을 하고 또 그 약속을 어렵게 지켜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입니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지킬 수는 없습니다."

지난 6일 발표된 대통령의 재산 나눔 실천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는 것은 액수의 크기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 있다. 순수한 약속 이행인지 아니면 정치적 계산이 담겨진 행보인지에 대한 논란이 아직 많지만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준 점에 대해서는 국민의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정치인 말장난에 국민 절망뿐

약속의 가장 큰 의미는 실천이고 약속을 지키는 실천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천이라 했다. 사실 지켜지지 못한 약속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약속한 사람이다. 약속은 타인보다 먼저 자신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기적인 잘못된 저울질 때문에, 또는 불성실한 인격 때문에 약속을 어기기도 하고 심지어 파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약속은 말이 아니라 인격이다.

국민들이 대다수의 정치지도자들에게 등을 돌리는 큰 이유는 약속을 말장난으로 끝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지도자들의 말장난에 혐오를 느끼다 못해 절망해버린 많은 국민에게 약속을 중시하는 지도자는 희망이 된다. 건강한 공동체의 역동적인 힘은 지도자와 구성원의 신뢰의 터에서만 자란다. 공동체의 바람직한 성장과 안정도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는 높아지고 두꺼워진 불신의 벽에 부닥쳐 마음과 힘이 모아지지 못하고 분열과 분쟁으로 분산되는 안타까움을 안고 있다. 대통령의 이번 실천으로 분열과 분쟁을 초래해온 불신의 벽이 낮아지고 사라져 원활한 소통을 이루는, 인격이 담긴 정치가 시작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신뢰의 관계는 약속을 지키는 신실함으로만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더 많은 소유와 성과만을 중시하는 '소유가치'가 팽배해 사막같이 피폐해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나눔가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기쁨과 보람의 '나눔가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실천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의 병든 가치관이 변화될 수 있도록 건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통령의 나눔 실천이 되기를 꿈꾼다. 작은 약속이 이끄는 놀라운 힘을 믿기 때문이다.

진정한 섬김이란 나에게 있는, 너에게 필요한 것을, 자진해서 너와 나누는 것이다. 진정한 나눔은 철저하게 이웃의 필요에 의한, 그리고 필요를 위한 것일 때에만 순수성을 발하게 된다. 따라서 대통령의 재산 나눔 방법이나 운영 방법까지도 철저한 섬김의 원칙을 지키게 될 때 사회 지도층의 나눔 실천 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진정한 섬김은 나눔에서 비롯

"저에게 이런 마음이 영글도록 한 뿌리는 어머니입니다. 저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실천했다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내 삶에 진정한 기쁨을 준 것은 일과 삶에서 만난 분들과의 따뜻한 관계, 그것을 통한 보람과 성취였지 재산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라는 이번 발표가 "대통령 책임을 맡았던 임기 중의 진정한 기쁨은 국민들과의 따뜻한 관계, 그것을 통한 보람이었지 권력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국민들과의 약속을 실천했음을 뿌듯하게 생각하며 국민들에게 감사합니다"라는 고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킴으로써 느낀 오늘의 뿌듯함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킴으로 인한 뿌듯함으로 그 임기를 마칠 수 있는 행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행복한 대통령과 함께함이 국민의 기쁨이기 때문이다.

강교자(대한YWCA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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