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라이프] 버리기 아까운 불필요한 살림살이 “인터넷 장터서 파세요” 기사의 사진

주부 최영희(36·서울 반포동)씨는 최근 한 인터넷 중고품 매매 사이트에 자녀들이 입던 옷을 내놨다. 아이들이 어릴 때 큰 맘 먹고 장만했던 유명 브랜드 원피스, 정장 등을 포함해 작아진 옷 50여점을 올린 것. 각각 구입 금액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을 매겨서인지 며칠만에 모두 팔렸고 30여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최씨는 "중고 사이트를 이용해 보니 매력을 알겠다"면서 "다음에는 선물로 받았지만 사용하지 않던 물건들을 팔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 집에서 무관심 속에 굴러다니는 물건도 다른 이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 불황 탓인지 불필요한 물건은 팔고, 필요한 것은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인터넷 중고 사이트들이 북적이고 있다. 배송비 할인, 에스크로(안전거래) 등 거래를 쉽게 해주는 서비스들도 많아져 누구나 한 번쯤 이용해 볼만 하다.

◇중고 사이트별 특징=온라인 중고 시장 중 가장 큰 곳은 네이버의 한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다. 현재 하루 방문자가 20여만 명 수준이다. 직거래와 경매 방식 두 가지가 가능한 옥션 중고장터는 지난 6월 거래액이 전년 대비 330% 증가했을 만큼 급성장세다. G마켓 중고재고시장도 거래액이 연 20%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다. 인터파크도 이런 추세에 힘입어 지난 1월 문을 연 중고숍의 매출이 매월 50%씩 성장하고 있다.

사이트마다 주요 분야가 다르다. 그래서 직접 거래하고픈 물건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곳을 고르는 게 좋다. 중고나라는 거래 수수료가 없다는 것이 장점. 인터파크 옥션 등 쇼핑몰 중고숍들은 거래비용의 1.5∼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1000원 가량의 에스크로 수수료를 대신 내 주거나 택배비 할인, 반품·교환 비용 면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회원이 4500여명인 '행복한 내가게'는 주로 젊은 주부들이 이용해 30∼40대 여성 의류, 아동복, 유아용품이 많다. 또 이 사이트는 가입비 2만원과 월 2만원의 운영비를 내면 웹 쇼핑몰을 할당받을 수 있어 지속적으로 물건을 판매하려는 주부에게 적당하다. 카시트, 유모차 등 유아용품은 해오름 베베하우스 등 육아포털의 벼룩시장 코너에 많이 올라온다. 서적은 알라딘과 인터파크 중고숍의 거래가 활발하다.

◇물건 잘 팔리게 내놓는 법=중고 시장에서의 마케팅 비결은 첫째도 둘째도 '솔직함'이다. 제품을 언제 어디서 얼마에 구입해 얼마 동안 사용했는지를 명확히 밝혀야 사려는 사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행복한 내가게' 정옥 대표는 "제품이 솔직하게 찍힌 사진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흠을 적당히 가리거나 포토샵으로 보정한 사진을 보고는 구매에 나서는 사람도 적을 뿐더러 거래가 성사됐어도 반품 요청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옷의 얼룩 등 흠이 있다면 이를 확대해 찍은 사진을 덧붙여야 거래에 뒷탈이 없다.

옥션 전략기획팀 임정환 과장은 의류의 경우 가슴 품과 허리 둘레 등을 자로 직접 재서 올리고, 코디할 수 있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덤으로 끼워주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아이 옷은 "우리 아이가 몇 개월, 몇 ㎏일 때 입었다" 식으로 설명해 줘야 다른 부모가 사이즈를 가늠하기 쉽다. 제품의 가격은 그 물건이 현재 새제품으로는 얼마에 팔리며 중고품은 어느 선에서 거래되는지를 살핀 후 결정한다.

◇거래시 주의점=인터넷 중고 거래는 개인끼리 이뤄지는 만큼 위험 요소가 있다. 몇몇 사이트에서는 구매 희망자에게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식의 사기를 상습적으로 해오는 회원이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노트북 컴퓨터, 디지털 카메라 등 고가품일수록 구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마스킥(www.maskic.com)이나 '더치트'(www.thecheat.co.kr)에서는 상습적 사기 판매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 거래에서도 에스크로, 즉 은행에 돈을 예치한 뒤 물건을 받으면 송금을 요청하는 방식의 거래가 안전하다. 중고 사이트들은 거의 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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