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동 칼럼] MB정권의 숙명과 원죄 기사의 사진

10년 좌파통치 후 우파로 정권이 교체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신의 축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좌파 집권이 5년 연장됐으면 되돌릴 수 없는 쪽으로 나라의 운명이 흘러갔을 것이다. 배경의 전부는 아니겠으나 그런 염려들은 유례없는 표차로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

환희 감격 영광으로만 벅찬 순간들은 짧다. 슬픔도 마냥 지속되지 않듯이 세상만사의 이치가 그렇다. 이명박 정권도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렇기는 해도 이 정부가 보통의 예상속도를 한참 앞질러 심한 곤고(困苦)에 빠진 것은 안타깝고 불행하다.

크게 나눠 그 원인으로 우선은 출범과 거의 동시에 들이닥친 세계 경제위기가 꼽힌다. 경제위기에서 만큼은, 상대적으로 선방중이라는 안팎의 평판을 떠나서, 복잡한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할 여지가 상당부분 있어 보인다. 아직은 좀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경제위기에 필적할 또 한 가지 중요한 원인으로 과거 10년 동안 씨 뿌려진 좌파 유산의 뿌리가 깊고 광범위하다는 현실을 들 수 있다. 이를 청소하는 데는 비상한 노력과 시간이 불가피하다. 목도해 왔듯이 좌파정부 잔재에 기인한 거센 저항에 어설프게 대응하면 갈 길은 멀고 험하다.

“親朴과의 반목 갈등, 정권의 도덕성 신뢰성을 스스로 크게 상처낸 인사난맥…”

좌파세력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들은 투쟁을 이슈화하고, 이에 필수적인 구호를 선정·선점하는 재주가 탁월하다. 이를 토대로 선전선동에 주력하며, 갖가지 형태의 미디어를 장악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꿰뚫고 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입장에서 거기에 쉽게 미혹된다. 이런 현상 역시 익히 보아 왔다. 작금의 미디어법 소란도 아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어떤 세력·집단에서든 모두가 균등하게 과정을 주도하지는 않는다. 스스로를 진보 반열에 정렬해놓고 턱없는 우월의식에 젖어 부화뇌동하는 얼치기 푼수 좌파는 또 얼마나 많은가.

세 번째는, 권력 핵심세력의 투박한 행보가 더 무거운 짐을 자초한 측면이 결코 작지 않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대통령이 당사자거나 대통령과는 무관한 사례들이 혼재한다. 경위야 어떻든 이럴 때 대통령은 비판의 한복판에 서게 되기 마련이다.

이 대목에서 두 가지 큰 줄기는 이른바 친박과의 반목 갈등, 그리고 정권의 도덕성·신뢰성에 흉터를 없애지 못할 만큼 스스로 큰 상처를 낸 인사난맥이다. 친이에 대한 박근혜 전 당대표 측의 불신은 2007년 대선 후보경선을 거쳐 이듬해 4·9 총선 후보 공천 결과를 정점으로 방어본능의 벽이 견고하게 쳐졌다.

한 정당 안에 상대 측을 견제·비판하는 일단의 세력이 존재하면 원론적으로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총선 공천 직후 박근혜 의원은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외쳤다. 권력실세들에 의해 고사당할 뻔했던 악몽을 정치인 박근혜가 자진해서 지워 없애겠는가.

큰 폭의 고위직 인사가 곧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 정부의 인사 잡음은 유난했다. 능력만 있으면 다소의 도덕적 흠결은 문제될 것 없다는 '인사철학'이 낳은 필연이다. 탄복할 능력들이 눈에 띈 것도 아니다. 풍파는 첫 내각부터 최근의 검찰총장 후보 낙마에 이르기까지 반복됐다.

권력 핵심 인물들의 겸손, 부도덕한 부자 정부 이미지 불식 이 두 가지만 실행해도 절반의 성공은 바로 이뤄질 것이다. 충성스러운 참모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소신껏 국정을 펴는 데 최고의 자산은 책잡힐 소지를 없애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만백성을 감동시키는 것 외에 달리 묘책은 없다.

편집인 jerome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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