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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진홍] 박지원 의원


역대 정부에서 권력서열 두 번째로 꼽힌 인사들은 대부분 옥고를 치렀다. 이후락, 장세동, 박철언 등. 김대중 정부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그랬다. 박 의원은 한때 '부통령'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지만, 정부가 바뀌자마자 대북 송금사건에 연루돼 수감됐다. '노무현 정부 5년은 박지원 수감 5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오랜 법정 싸움 끝에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종전의 '2인자'들과 다른 점이다.

지난해 총선을 통해 그는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1992년 14대 국회에 이어 16년 만에 두 번째 금배지를 단 것이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같은 해 8월 민주당에 입당한 그의 성실성은 정치권에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도 민주당 의원 가운데 박 의원의 국회 출석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단순히 자리만 지키는 게 아니다. 국정 경험을 토대로 때로는 비판하고, 때로는 격려한다.

박 의원이 뉴스의 중심에 섰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발군의 정보력을 토대로 천 후보자를 낙마시킨 데 이어 검찰이 박 의원에게 정보를 제공한 공무원 색출작업에 나서면서 '보복 수사'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보좌진들에게 이런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사실(事實)은 신성하고, 사실보다 더 큰 힘은 없다.' 천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을 100% 확인하라고 독려한 것이었다. 본인도 뛰었다. 청문회에서 그가 내놓은 천 후보자 부인의 명품 쇼핑 목록, 천 후보자와 스폰서 박모씨의 관계, 호화 결혼식 등의 자료는 본인과 보좌진이 함께 발품을 판 결과물이다.

박 의원에게 자료를 건넨 공무원을 찾아내겠다고 벼르던 검찰은 어제 사실상 조사 보류 방침을 밝혔다. 거짓말로 사실을 은폐하려던 검찰이, 신변관리도 제대로 못한 사람을 총수로 맞이하려던 검찰이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겠다는 건 난센스라는 비판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청문회 스타'가 됐지만 그는 담담한 모습이다. 67세의 박 의원이 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준 근면 열정 겸손은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본받아야 할 것 같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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