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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동수] 영화 ‘해운대’


해발 634m의 장산이 바다를 향해 뻗어내린 곳에 터잡은 해운대는 우리나라 8경(景)의 하나이자 부산 최고의 관광지다. 해운대라는 지명은 신라 말기 학자 최치원이 난세를 비관한 끝에 속진(俗塵)을 떨쳐버리기로 하고 해인사로 가던 길에 들른 것이 계기가 됐다. 최치원은 절경에 감탄한 나머지 동백섬 암반 위에 자신의 호를 따 '海雲臺'라 새겼다.

휴양관광지로서 근대적 개발이 시작된 것은 일제 침략 이후. 일본인들은 온천이 풍부한 이곳을 행락의 터전으로 삼았다. 광복후엔 해수욕장·온천장·골프장 등 위락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고루 갖춘 국민적 휴양지로 발전했다. 근래엔 세계적 휴양지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해변을 둘러싼 초고층 빌딩군과 동백섬 누리마루, 벡스코와 부산아쿠아리움은 인근 광안대교의 멋진 풍광과 어우러져 마이애미나 시드니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다.

이 해운대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해운대'가 오늘 개봉된다. 제작비만 130억여원을 들인 올 여름 최대 화제작이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등 일급 배우들이 등장하는데다 국내 최초 지진해일 블록버스터란 점에서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대단하다. 지진해일 블록버스터는 제작이 쉽지 않다. 워낙 많은 돈이 드는데다 최고 수준의 CG(컴퓨터그래픽)기술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 영화 해운대 CG도 온전한 국산품은 아니다. 국내 CG사와 '투모로우''퍼펙트 스톰'을 만든 할리우드 전문가의 공동작품이다.

상영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영화 줄거리가 알려지면서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 일부 입주자들이 '자칫 해운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집값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했던 것. 하지만 오히려 해운대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수단이란 여론이 더 힘을 얻었다.

영화는 이미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시사회에서 평단과 언론의 호평을 받은데다 아시아와 유럽 등 23개국에 선판매도 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영웅주의를 배격하고 평범한 소시민들의 휴머니티를 부각시킨 점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올 여름 영화 해운대가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트랜스포머2' 등 해외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흥행 성적을 거둘 지 궁금하다.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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