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성동] 교육도 경영이다 기사의 사진

올해 2월16일 교과부는 '뒤처지는 학생 없는 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학업성취도평가결과를 발표하였다. 서울시의 경우 5개 과목에 걸쳐 '기초학력 미달 학생수'의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높았다. 교과부는 또 지난 1일 지난해 전국시·도 교육청 교육업무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서울시교육청은 5개 평가 분야 중 어느 영역에서도 최우수 또는 우수교육청으로 평가받지 못하였다.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는 것이 서울시 교원채용시험이다. 서울시 교원채용시험에 합격한 교사들은 전국에서 가장 자질과 능력이 높다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소의 논리적 비약을 감수한다면 가장 우수한 서울시 교원들이 가르치는 서울시 학생들의 학력평가 결과나 서울시교육청 업무평가결과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전국의 교육을 선도해야 할 수도 서울의 교육이 이러하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썩은 상자에 새 사과 넣기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을 포함하여 약 2000여개 학교에 약 7만6000여명 교사가 약 149만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연간 약 6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서울시 교육 조직이 어떤 경영시스템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기에 이처럼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인가?

썩은 상자에 신선한 새 사과를 아무리 집어넣어도 이내 썩어버리고 만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유능한 인력을 영입하여도 성실성과 전문성보다 비합리적인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중심으로 인사를 하는 효율적이지 못한 경영시스템이라면 새 인력의 탁월함이 발휘되지 못한 채 기존 조직원의 타성에 젖어버려서 별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루시퍼 효과(Lucifer Effect)라는 말이 생각난다.

서울교육은 단위학교 자율 및 책임 경영제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지만 소품종 대량생산의 산업시대 패러다임인 중앙집권적 상명하복의 수직적 경영시스템에 아직도 묶여 있는 것은 아닐까? 서울시 교육감에게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이 집중되어 있고 해마다 역점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가지의 추진과제를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고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받는 행정방식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크게 변한 사회와 시대정신, 그리고 크게 달라진 교사와 학생들의 행동특성 등에 걸맞지 않은 서울교육 경영시스템이 아직도 운용되고 있다면 작금의 교육불만족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일반 기업사회에서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즐겁게 일하게 하여 고객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는 '나에게 좋고 너에게 좋고 모두에게 좋은 영성(靈性) 경영'이 강조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학교에서도 유능한 선생님들에게 전문성을 발휘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학교문화가 하루빨리 조성되도록 서울교육도 새로운 시각으로 경영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을 송두리째 바꾸라고 충고한 앨빈 토플러의 말대로 지금의 획일적 집단교육에서 벗어나려면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지녀야 할 기초 생활습관과 최저학력을 학교가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시대변화 맞춰 시스템 바꿔야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나 학원의 암기위주 문제풀이 요령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또 남과 어울려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태도를 길러주며 아이들마다 다르게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개발하는 교육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교육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에 예산 및 인사에 관한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특색 있는 교육을 계획하여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 실행 결과는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와 일치되는 지표로 평가하고 보상하는 서울교육 경영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김성동(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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