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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탐험] 고통의 거리 기사의 사진

1991, 뉴욕

복잡한 도심을 걷다 보면 한적한 곳을 걸을 때보다 몇 배 더 피곤하다. 사람들과 부딪치고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떠밀려 가야 하는 도심 산책은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닐 수도 있다.

특히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선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조차 짜증이 난다. 더운 여름날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살갗이라도 맞닿으면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한다. 열기와 끈적거림, 이에 더해지는 답답함으로 인해 평정심을 잃기도 한다.

사진 속 여자도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주 근접한 거리에 존재하지만, 시선이 각기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친밀함은 결코 물리적 거리에서 비롯될 수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김성민(사진작가·경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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