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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해군의 주력함은 전함이었고 현대에는 항공모함이지만 미래에는 잠수함이 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지낸 체스터 니미츠 제독의 말이다. 그가 승전 직후인 1945년 9월에 한 이 말은 과연 바다의 명장다운 혜안(慧眼)을 보여준다. 2차대전 때만 해도 잠수함은 '잠수할 수도 있는 배' 또는 '반(半)수상함'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군함 가운데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사실상의 주력함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잠수함을 '3차 대전을 막아낸 궁극의 병기'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이때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재래식이 아니다. 핵추진 잠수함(SSN), 그 중에서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갖춘 전략 핵잠수함(SSBN)을 말한다.

그것을 궁극의 무기라고 한 데는 이런 해석이 깔려 있다. 즉 냉전시절 미·소 어느 쪽이든 선제 핵공격에 성공해 설령 상대방의 지상 발사 핵무기를 무력화시킨다 해도 언제, 어디서 날아들지 모를 잠수함의 핵미사일에 보복당할 우려로 인해 핵전쟁이 될 게 분명한 3차 세계대전을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 여전히 항모가 전투력을 원거리에 투사하는 해군력의 총화인 것은 틀림없다 해도 은닉성과 공격력에서 발군인 전략 핵잠수함의 중요성은 군말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핵잠수함은 만드는 데 고도의 기술과 많은 비용이 드는 탓에 보유한 나라는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전부다. 아니 전부였다. 지난 26일 인도가 세계 6번째로 핵잠수함을 개발, 시험 항해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아리한트(적을 파괴하는 자)'로 명명된 인도의 첫 핵잠수함은 5500t 규모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12기를 탑재한 SSBN이다. 실전 배치는 2∼4년 뒤고 2025년까지 4척 더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숙적 파키스탄에 대한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해군력 증강과 함께 인도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목적용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인도의 핵잠수함 건조가 브라질 같은 잠재적 군사 대국들을 비롯해 세계적 핵군비경쟁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높고 보면 우리도 핵잠수함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도 타령'보다는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어째 세계가 자꾸 거꾸로 가는 것 같아서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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