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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진홍] 박태환 선수


'이기고 지는 것은 싸우는 이에게 늘 있는 일'이라는 승패병가상사(勝敗兵家常事)는 널리 인용되는 말 중 하나다. 중국 당(唐)나라 황제가 전투에서 패한 재상 배도(裵度)를 위로하려고 한 말이었으나, 한번 이겼다고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독일의 파울 비더만이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고, 중국의 장린은 자유형 800m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비더만은 무명이었고, 장린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 선수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곤 눈물을 흘렸었다.

반면 베이징 올림픽 8관왕인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는 이번에 좌절을 맛보았다. 박태환 선수도 펠프스와 함께 패자의 대열에 서 있다. 박 선수는 2007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어 자유형 400m 1인자로 통했으나 로마 대회의 성적은 참담했다.

박 선수가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후 그 원인을 놓고 여러 얘기들이 많다. 수영계 파벌싸움으로 전담 지도자를 구하지 못해 훈련을 제대로 못 했다거나, 박 선수가 자기관리에 실패했다거나, 후원사의 지나친 상업성이 박 선수에게 부담을 준 것 같다는 등등.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차분하게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양상을 보면 냉정을 잃은 듯하다.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임시방편적인 대책도 거론된다. 이는 박 선수가 재기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 경쟁자들을 따라잡을 수도 없다. 박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맞춤형 훈련 방법을 마련하는 일에 본인과 전담팀, 대한수영연맹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래야 베이징 올림픽에서처럼 박 선수가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는 감격적인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비롯해 박 선수가 눈부신 활약을 펼칠 대회는 또 있다.

국민들의 실망도 크겠지만 가장 마음 아픈 사람은 박 선수일 것이다. 그러나 승패병가상사다. 박 선수가 이번 패배를 재도약의 전기로 삼을 것으로 믿는다. '국민 영웅' 마린보이 박태환 파이팅!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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