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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동수] 스테이케이션


2005년 7월부터 시행 중인 주 5일 근무제는 국내 여가 문화에 변혁을 가져왔다. 초기엔 혼란도 적지 않았으나 이제 완전히 정착됐다. 이 제도 도입 후 한국의 여가 문화는 후진국형 획일성을 많이 벗어났다. 늘어난 여가시간을 개성적이고 다양하게 보내려는 사람이 늘면서 휴가 트렌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올 여름 휴가 키워드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란다.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해외 등 장거리 여행보다는 집과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생겨난 말이다.

미국에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기름값이 폭등하던 지난해 5월부터 이 용어가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했다. 스테이케이션은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방콕'과는 좀 다르다.

집을 거점으로 삼되 근처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수영장에 가서 즐기는 것, 박물관이나 전시장·영화관을 찾는 것이 스테이케이션의 일반적 양태다.

좀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집 근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는 지역사회 재발견 여행, 슬로시티 방문, 올레길 트레킹에 나서기도 한다. 캠핑카를 빌려 휴양지를 도는 것, 도심 호텔이나 스파의 휴가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이 범주에 속한다.

스테이케이션 확산에는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휴가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 한 듯하다.

그동안 우리에겐 집을 멀리 떠나 북적이는 국내외 유명 휴양지를 다녀와야 휴가를 제대로 보낸 것 같은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 결과 많은 금전적 시간적 낭비가 있었다. 이런 휴가 문화에 대한 회의론이 일면서 새로운 휴가 패턴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어떤 휴가 방식이든 자신의 취향과 처지에 맞는 것이 최고다. 휴가 핵심 요소인 3R(reflection, refreshment, recreation)을 들먹일 것도 없다. 분주한 일상을 떠나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재충전을 통해 내일을 준비하는 작은 기회만 된다면 족하다.

혼다 창업자 쇼이치로는 "휴식은 대나무의 마디와 같은 것이다. 마디가 있어야 대나무가 성장하듯 사람도 기업도 쉬어야 강하고 곧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맞는 휴가법으로 넉넉하고 알찬 여름을 보내자.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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