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삶의향기

[삶의 향기―이승한] “모든 것이 善을 이룬다”

[삶의 향기―이승한] “모든 것이 善을 이룬다” 기사의 사진

자신이 어디에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은 인생의 절반을 성공한 셈이다. 삶의 방향과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비밀을 알고 있어 어떠한 환경과 고난에 처해도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살다 보면 끊임없이 밀려오는 고난의 파도와 폭풍우에 지치고 흔들리는 것이 인생이다. 가난과 질병, 슬픔과 두려움, 낙망과 죽음이 찾아 올 때는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할지 암담하다.

얼마 전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잃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오토바이가 달려와 받은 것이다. 내장의 심한 출혈로 6시간 동안 고통과 씨름하다 숨을 거뒀다. 그분은 집안의 기도대장이었다. 수많은 세월을 눈물로, 새벽을 깨우고, 밤을 지새며 기도했던 권사님이셨다. 갑작스런 죽음은 집안을 슬픔으로 어둡게 했다. 유족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장례를 치르느라 경황이 없을 때 가해자는 자기 방어를 위해 모든 상황을 유리하게 준비해 나가고 있었고, 횡단보도 앞에서 시속 70㎞로 달렸다는 경찰 조사에도 불구속 조치됐다는 사실이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어버린 상실감과 슬픔의 고통에서 괴로워하는 가족을 보면서 더욱 그랬다. 장례가 끝난 뒤 가해자의 진술기록을 살피고, 목격자를 찾고, 재판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다 이런 것이 고인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기도와 희생으로 살다 가신 고인의 죽음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이 남아 있는 가족들의 슬픔을 덜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떠올랐다. 예수님의 죽음은 인류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었다. 하나님의 독생자인 예수님이 성령으로 잉태되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은 오직 복음의 선포와 사랑의 실천이었다.

그리고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과 영원히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아무런 죄도 없이 죽으셨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징벌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하나님과 인류의 관계가 사랑의 관계로 회복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 죽음 이후에 오는 구원과 부활의 소망을 보는 게 아닌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고인의 죽음 이후에 가족에게 일어난 선한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가족과 친지들 사이에 있던 담이 허물어지고, 한마음으로 연합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헝클어졌던 질서가 잡히고, 천국에 대한 소망이 굳센 믿음으로 다가왔다. 평생 천국 소망을 품고 살다가 가신 분이기에 이미 그분은 천국에서 영생복락을 누리고 있다는 믿음이 들어왔다.

그러자 어둠이 걷히고 마음 속으로 평화가 밀려왔다. 고인의 죽음으로 일어난 변화는 놀라운 것이었다. 가족들이 사랑으로 하나가 된 것은 하나님의 큰 은총이었다. 바울 사도가 로마서 8장 28절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고 하신 말씀이 큰 위로가 됐다.

우리는 매일 삶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로 인해 기뻐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들이 합력해 선한 일을 이뤄간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소망을 준다. 그리고 또 다른 축복을 예견한다.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

이승한 i미션라이프 부장 sh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