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락프로인 '황금어장'에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도사'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혹시 지난 6월17일 안철수 교수 편을 보셨나요? 오락프로가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인터넷을 열어보니 네티즌 댓글이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더군요.

의사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이어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다시 카이스트 교수로 변신한 안철수씨. 그는 자신이 세운 안철수연구소를 떠나면서 모든 것을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효율성(돈을 말하겠죠) 면에서는 실패한 인생이지만 자신은 더 큰 행복과 성취감을 맛봤다 하더군요. 기자가 특히 감동받은 부분은 외국의 유명 백신업체가 거액을 제시하며 안철수연구소를 매입하려 했다는 대목입니다. 안 교수는 제안을 거부한 이유로 "그 업체의 의도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즉 안철수연구소를 사들인 다음 한국에서 백신프로그램을 유료화해 떼돈을 벌려는 속셈이라는 거죠. 안철수연구소는 창업자의 경영철학을 지금도 꾸준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도스 공격 때도 백신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롯데칠성 코카콜라 해태음료 동아오츠카 웅진식품 등 5개 대기업이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4차례에 걸친 담합인상으로 무려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답니다. 수법도 아주 지능적이어서 사장들과 고위임원들이 은밀히 공모, 공정위와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시차를 두고 올렸다더군요.

참 재미있죠? 어떤 기업은 회사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어떤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CEO까지 나서서 악의적으로 소비자들을 속이고….

지난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사회공헌 활동이 우수한 기업의 제품을 비싸더라도 살 의사가 있다"고 답했답니다. 기업 윤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하지만 설문조사니까 그렇게 답했지 막상 실행에 옮겨질지는 의문입니다. 우리 소비자들은 뭐든지 쉽게 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죠. 소비자 주권을 지키는 길은 나쁜 짓을 하는 기업과 그 기업의 제품을 오래 기억하는 것일 겁니다.

jwb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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