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성동] 그래도 교육이다 기사의 사진

항간에는 교육 때문에 국민 모두가 뿔났다고들 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이 학원 저 학원 뺑뺑이를 돌며 억지 공부하느라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감은 OECD 20개 국가 중 꼴찌란다. 학부모는 사교육비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기업은 교육의 사회 적합도가 낮아 신입사원들의 능력이 낮다고 불만이다. 일반인들은 청소년들이 버르장머리 없으며 남을 배려 못한다고 눈살을 찌푸린다. 교원의 절반 이상은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고 푸념이다. 우리 교육은 이제 동네북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1948년 문맹률 70%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우리가 세계 15위의 경제규모가 되기까지 교육은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콩나물 교실에서도 인력을 공급하여 산업화에 기여하였다. 획일적인 교육이었지만 개발도상국들이 주목하는 탁월한 교육정책이었다. 국민소득이 늘고 가족구조가 핵가족 소자녀로 변화되자 학부모의 자녀교육 기대가 높아졌다. 아이들은 발달된 대중매체와 문화의 자극으로 소질과 적성이 조기에 발현되고 보다 자율적이며 능동적인 행동특성을 갖게 되었다. 종래의 교사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으로는 능동적인 학습욕구와 개인차에 따른 교육욕구를 충족할 수 없게 되자 공교육부실 사교육팽창이라는 기현상을 낳게 되어 우리 교육이 선진국 진입의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지식사회 맞는 새 설계도 필요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데 그나마 줄고 있으며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45%에 그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그래도 교육밖에 없지 않은가. 이제 우리 교육의 큰 설계도를 그려야 할 시점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지식기반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자질과 능력이 무엇인지 규명하여 추구해야 할 교육적 가치를 정립해야 한다.

첫째, 남을 배려하고 협동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둘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료를 분석 종합 해석하는 방법과 남과 더불어 학습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셋째,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전공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독서와 토론과 팀 학습이 중시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단계마다 중점역할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유치원에서는 실천을 기반으로 하는 기본생활습관 교육을 하고,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과 학습방법 및 태도를 중점교육한다. 중학교에서는 소질과 적성에 따른 진로를 탐색케 하며 고등학교에서는 전공을 예비 선택하게 하고 대학에서는 직업의 바탕이 될 수 있는 학문을 전공하게 한다.

다음 단계는 교육경영시스템의 구축이다. 그 핵심은 교육가치가 실현되는 교실수업이다. 교사는 학생 하나하나를 인정해주어 자기 유용감과 소속감을 가지고 학습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다른 학생들과 어울려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수업이 교실마다 잘 이루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교장의 의무이다. 그래서 학교가 교육경영의 기본단위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철학을 공유하는 교사들이 모여 학교교육 공동체를 형성하고 종래의 기계적인 교원인사제도는 개선되어야 하며 보다 많은 자율성이 학교에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교 이하 학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가치가 실현되는 수업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주요 대학의 입시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평가시스템 도입 서둘러야

끝으로 교육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교육 성과평가와 교사의 교육활동 평가가 시행되어야 한다. 이 평가에는 교육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야 하고 평가결과는 공개되어 보상과 개선을 위한 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자녀교육 선택을 위한 정보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올바른 교육의 경영철학과 리더십만 확보하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교육을 우리 아이들에게 안겨 줄 수 있다.

김성동 前교육과정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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