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祈禱)'는 '빌다'라는 훈을 가진 한자 두 개가 합친 말이다. 곧 비는 행위를 뜻하며, 이는 두 손을 모으고 간구하는 행동 양식을 띤다.

'기도'를 서술어 형태로 만드는 방법은 세 가지다. '기도하다' '기도 드리다' '기도 올리다'가 그것이다. 여기서 '기도'를 뜻이 같은 '빎(빌다)'으로 교체하면 각각 '빌다' '빌어 드리다' '빌어 올리다'가 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표현은 의미의 구조가 긴밀하지 않다. 그렇다면 '기도 드리다'와 '기도 올리다'는 논리성이 약한 표현이다.

하지만 이들은 사전에 버젓이 실려 있다. 또 기독교 등 종교계에서는 '기도하다'보다 '기도 드리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기도'에 담긴 뜻이 확대되었다. '비는 행위' 또는 '비는 의식'에서 나아가 '(하나님께) 전하는 (나의) 마음'이라는 뜻까지 더해졌음직하다. 그 마음엔 간구함 외에 '감사함'도 담겼다. '감사의 마음'은 '전하다, 드리다'와 잘 어울린다. 이 밖에 '나의 비는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다'라는 뜻으로 '기도 드리다'를 쓸 수 있다.

그렇지만 '기도하다'와 '기도 드리다'를 낮춤말, 높임말로 구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하나님 사랑합니다'와 '하나님, 저의 사랑을 드립니다'의 차이쯤으로 해석하는 게 좋다. 이 두 표현엔 낮춤말, 높임말의 차이가 없다. 개인의 선호도에 연계될 뿐이다. 기실 우리의 기도 행위는 '빌다, 간구하다'의 뜻을 많이 담으므로 '기도하다'가 '기도 드리다'보다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최근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당하여 많은 사람들이 애도했다. 추모의 마음을 더욱 긴절히 드러내기 위해 '애도 드립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도 드립니다'에 익숙하다 보니 '애도 드립니다'에도 익숙하다. 기도와 애도의 '도'는 뜻이 서로 다르다. 기도의 도는 빎(禱)이고, 애도의 도는 슬퍼함(悼)이다. '슬퍼함'에 '드리다'를 넣어 '슬퍼함을 드립니다'라고 하면 논리가 서지 않는다. '슬퍼하는 마음'으로 뜻을 넓히더라도 '드립니다'와 어울리진 않는다. '애도합니다'가 적절하다.

이병갑 교열팀장 bk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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