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김의구] 國葬 같은 E 케네디 장례 기사의 사진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현지시간으로 29일 거행됐다. 외신에 따르면 영결미사가 열린 보스턴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당에는 1500명이 운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고 연방상원의원 58명도 슬픔을 나눴다. 미 언론들은 장례식이 여야를 넘나들며 융화를 위해 노력했던 고인의 정치 역정처럼 화합의 장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장례는 국장(state funeral)이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국장과 같았다. 백악관을 비롯한 워싱턴DC의 모든 연방정부 건물과 의사당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고인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에서도 공공건물에 조기가 내걸렸다.

미국의 경우도 국장은 우리처럼 법에 따라 전·현직 대통령과 미국 사회에 현저한 공적을 남긴 개인에게 허용된다. 국민장이란 형식은 따로 없고, 미 대통령 장례는 대부분 국장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경우 그의 버지니아주 농장에서 간소하게 엄수됐다. 미국의 국부(國父)들이 영국의 호사스런 국장을 연상시키는 장례를 거부했기 때문에 9대 윌리엄 헨리 해리슨이 사망한 때에야 최초의 국장이 열렸다. 그러나 이때도 백악관에 조장이 걸리는 정도였다. 국가 차원의 애도기간이 엄수된 것은 1865년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사망 때가 처음이었다.

장례 세부 절차도 유족들의 의사를 반영해 다양하게 치러진다. 미 자료에 따르면 링컨 이후 미 의사당 로턴더홀에 안치해 빈소를 차리는 게 국장의 전통이 됐지만 이는 35대 존 F 케네디까지 11명의 대통령에게만 적용됐다. 1994년 리처드 닉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묘지는 대부분 대통령의 고향에 있는 대통령도서관 주위에 조성된다.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힌 것은 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와 케네디뿐이었다.

9선 상원의원에 47년간의 의정생활, 정치명가 케네디 가문의 마지막 제1세대인 에드워드 케네디의 위상으로 볼 때 국장 요구가 있을 만하고 적어도 의사당 안치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시신은 이틀간 고향에 머물다 보스턴의 존 F 케네디 도서관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끝난 뒤 일각에서 대통령 장례에 관한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모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과 김 전 대통령 국장을 치르는 과정에서 장례형식을 놓고 정부와 유족 측간에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현직과 전직 대통령의 차이를 분명히 두자는 지적과 함께 공간이 찬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안장을 허용할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전혀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규정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겠다는 '법률 만능주의'로 받아들여지고, 국민들의 평가와 기대를 반영해 적절한 형식을 찾을 자신감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올해 있었던 두 전직 대통령의 장례는 무난하게 치러졌다는 평가가 많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유족들이 경복궁 앞 영결식을 받아들였다. 분향소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공동장의위원장 체제로 갈음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 국장 요구를 정부가 대승적으로 수용했고 국립서울현충원에 묘소를 마련하는 선에서 정리가 됐다.

장례는 고인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을 추모하고 남은 자들이 승계토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장례를 놓고 갈등이 필요 이상으로 불거질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마련된 좋은 관례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갈등을 제도로 막아보겠다는 발상이라면 '국장 같은 국민장'의 기대는 백년하청이 될 것이다.

김의구 사회2부장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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