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13년 만에 집권 꿈을 이룬 민주당의 역사는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3년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한 자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미달한 상황에서 8개 군소정당이 비(非)자민 연립정권을 탄생시켰으나 지리멸렬했다. 연립정권은 10개월 만에 무너지고, 정권은 다시 자민당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자민당 탈당파들로 구성된 신당 사키가케에 있던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등이 사민당 일부 의원을 규합해 결성한 것이 민주당이다. ‘관료에 의존하는 이권정치와의 결별’ ‘지역주권 사회 실현’ 등 야심찬 슬로건을 내걸었으나 집권은 꿈조차 꾸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자민당 일당 지배 시스템이 그만큼 공고했기 때문이었다.

다음해 11월 자민당에 이은 2대 정당이었던 신진당이 해체되면서 다시 민정당 등 군소정당이 탄생했다. 98년 4월 이들 정당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민주당이 출범했다. 민주당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민주당은 2000년 6월 총선에서 127석을 획득, 정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종전 의석 52석에 비하면 비약적 발전이었다. 2003년 총선에서는 50석 늘어난 177석을 기록했고, 2004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49석)보다 많은 50석을 획득했다.

위기도 있었다. 2005년 총선에서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우정 민영화 등 개혁 승부수를 던지면서 민주당은 고전 끝에 113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러나 고이즈미 개혁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고 민주당은 2007년 아베 정권에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했다.

2006년 출범한 오자와 이치로 대표 체제는 자민당 총재인 아소 다로 총리와 정면대결, 강한 야당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불법자금 수수 의혹으로 조기 사퇴한 오자와의 바통을 이어받은 하토야마 대표는 7월11일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이끌어낸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 대압승을 거둬 정권교체 숙원을 이뤘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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