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두환] 나로호 탄생과 우주개발 기사의 사진

최근 대통령을 비롯해 전 국민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 일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이요, 두 번째가 지난달 25일 전 국민이 바라보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땅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한 일이다.

나로호에는 과학위성 2호가 실렸으며, 발사가 성공했으면 10대 우주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이 과학위성의 주 임무는 지구 전역의 대기 수분량과 복사에너지를 측정하는 일이며, 이 측정된 과학 데이터는 지구 온난화 등의 연구를 위해 지구로 전송된다. 그런데 이렇게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 위성이 국민의 열렬한 기대를 저버리고 바다에 추락했는지 아니면 우주 미아가 되어버렸는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액체로켓 기술 자립 서둘러야

우주 개발이란 간단히 말해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정보통신 이용을 편리하게 하거나 기상 예보, 지구 환경을 감시하기 위해, 더 나아가 우주의 신비를 탐사하기 위해 우주공간에 위성을 발사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성발사체와 위성을 연구개발하고 제작하는 것을 우주개발사업이라 한다.

그런데 우주기술(ST)은 항공, 전자, 기계, 재료 등 여러 공학 분야 기술이 융합된 최첨단 복합기술로 이뤄져 있고, ST 연구개발에는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므로 우주개발은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적인 개발 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 따라서 우주 선진국들도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우주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면 이번 나로호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0년 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정부가 이에 대응키 위해 급하게 우주센터 건설과 액체로켓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축적된 기술과 경험도 없이 서둘러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수정했던 것이다. 당시 액체로켓 기술이 전무해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고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막대한 예산으로 러시아와 사업 계약을 맺어 오늘에 이르렀으며, 나로호가 탄생한 것이다.

각종 언론매체에 의하면 기술 이전이 잘 안 되는 불리한 계약인 모양이다. 그동안 핵심 기술 설계는 보지 못한 채 러시아 측의 지시대로만 우리는 움직여야 했고, 3년에 걸쳐 발사가 7번이나 연기된 끝에 발사됐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조속한 시일 내 액체로켓 기술을 국산화해 우주기술 자립국이 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우주기술은 군사기술에도 이용되므로 우주 선진국들이 만든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의해 우주 후발국들에 대해 로켓 기술 이전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우리와 혈맹 관계에 있다 할지라도 우주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미 국무부와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소련 붕괴 당시 재정이 어려웠던 러시아가 우리의 속사정을 알고 계약을 맺은 것이다. 현재의 국제적 여건 상 조기에 액체로켓을 국산화하고 우주기술 자립국이 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미국과 우주협력 틀 마련을

이번 러시아와의 우주 협력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참고해 앞으로 안정된 우주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미국과의 우주 협력을 성사시키는 일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한 적국이었는데도 불구하고 1967년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본에 델타 로켓 기술을 이전하는 우주 협력을 맺은 사례가 있다.

우리도 어떤 기회가 닿으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주 협력을 맺을 수 있다고 본다. 북한과 달리 어디까지나 평화 목적의 우주 개발이므로 미국은 우리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우주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라고 본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우주기술 자립을 목표로 각 대학이 특성을 살려 각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핵심 우주기술을 개발하는 데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일이다.

김두환 아주대 우주정보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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