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성영 (24) 주어진 달란트로 노력하는 세 아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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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 자녀의 마음은 한결같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자녀를 잘 가르쳐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자녀 역시 열심히 공부해 꿈을 이루고 효도하며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부모의 바람대로, 자녀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건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와 각자 노력의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1974년 결혼 후 하나님은 우리 가정에 삼형제를 주셨다. 모두 조산원에서 자연분만해 모유만으로 키웠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녀들 앞에서 한번도 큰 소리를 내 아내와 싸운 적이 없다. 또 할머니를 공경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효도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고향 마을에 호명교회를 개척하고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도 철저히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았다.

아이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 때를 제외하곤 특별히 과외를 받아본 적이 없다. 초등학생 때부터 장남은 인내와 절제를 배우기 위해 서예를, 둘째는 적성에 맞는 태권도를, 막내는 피아노를 가르쳤다. 혹 장애인 아빠를 부끄러워할까봐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를 지키다 부상당한 훌륭한 아빠"라고 교육시켰다. 어쩌면 '세뇌'를 시켰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아이들이었기에 그마저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프로야구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장남이 뾰로통하게 집으로 들어왔다.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왜 아빠는 야구를 못해요? 다른 아빠들은 같이 야구장도 가고, 운동장에서 야구도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물론 그 아이가 아빠의 상황을 몰라서 그런 말을 했겠는가. 그렇지 않다. 일종의 어리광 아니었을까.

"그 대신 아빠는 너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잖아. 같이 도서관에도 가고, 책도 사서 읽고, 또 너희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서 공부도 하잖아." 삼형제는 그때부터 오히려 책을 읽고 탐구하고 서로 대화하는 것을 더 즐겼다.

한번은 자녀들과 함께 오동도로 바람을 쐬러 갔다. 그때 이런 말을 했다. "얘들아,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는 무엇일까? 돈, 배경, 실력이야. 그런데 엄마 아빠는 돈도 배경도 없어. 그러니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쌓아야 해. 돈과 배경은 있다가도 쉽게 없어지지만 한번 쌓은 실력은 영원하단다."

장남 회은(33)은 서울대 역사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박사를 받고 현재 미국에서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한국고등교육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차남 회원(31)은 고려대를 나와 국내 모 항공사에 근무하다 5년 전 미국 워싱턴의 항공 컨설팅 회사로 직장을 옮겨 현재 항공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MBA 과정을 준비 중이다. 막내 회광(28)은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최우수 졸업논문상을 받고 공군 학사장교로 만기제대한 뒤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과정 장학생으로 있다.

나는 삼형제가 대학에 진학할 때마다 동일한 세 가지를 당부했다. 크리스천 대학생의 정체성을 지키고, 국가유공자 자녀로서 긍지를 가질 것과 부모님이 항상 기도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 127:3)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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