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최광식] 군사 핵시설은 안전한가 기사의 사진

원자 즉 아톰이란 물질의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단위로 그 어원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서 그것도 쪼개진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무거운 우라늄 235 원자핵은 자체적으로 분열하여 중성자를 방출하지만 그 반응은 곧 정지된다. 우라늄이 일정 질량 이상이면 그 핵분열은 계속 다른 원자핵의 분열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연쇄반응이다. 그 결과 핵 속에 갇혀 있던 많은 에너지가 일시에 나오는데 이를 무기로 이용한 것이 핵폭탄이다.

핵분열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면 뛰쳐나오는 고속중성자의 속도를 낮추어 열중성자로 만들어야 한다. 과학자들이 그 방법을 발견하여 연쇄반응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핵에너지의 상업적 이용이 시작되었다. 핵분열은 그 자체로서는 가치중립적인 과학현상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랜 기간 동안 국제적이고 고도로 정치적이며 또 선정적이고 그리고 복잡한 이슈를 생산하면서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핵의 연쇄반응 발견과 함께 이를 이용한 무기개발경쟁이 시작되었다. 2차대전에서 최초로 원폭이 사용되면서 핵은 '잔인함의 화신'으로 각인되었지만, 엄청난 양의 핵무기들은 '상호파괴'의 두려움 때문에 전쟁을 억지하는 역할을 하였다. 핵무기 보유국들은 '핵비확산조약'으로 다른 나라들이 이것을 만드는 것을 막았지만 오늘도 그 '핵클럽'에 가입하려는 국가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핵반응의 상업적 이용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전을 건설하여 전기를 생산하면서 그 평화적 이용의 이미지가 잠시 부각되는 듯하더니, 1979년 드리마일원전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원전사고 이후 그것은 잔혹한 '악마의 앞잡이' 수준으로 전락하였다. 원전산업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잠시 관심에서 멀어졌다가 2001년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이후 이번에는 핵시설 테러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오늘 원자력이 지구온난화와 천연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이야기되니, 원자력에 대한 인식의 부침도 참으로 폭이 크다고 하겠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제53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회의 첫날 차기 사무총장으로 아마노 IAEA주재 일본대사가 선출되었다. 세계 최초의 원폭피해국인 일본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설립된 국제원자력기구의 수장을 배출한 것이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원자력에 대한 감시자 역할과 평화적 이용진흥의 두 가지를 고루 추구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IAEA가 핵비확산과 핵실험금지를 위해서 그리고 원자력시설의 안전을 위해 지구적 규범과 독립적인 감시를 강조하고 또 테러리스트 공격으로부터 원자력시설의 안전을 지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IAEA도 관여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의 군사핵시설의 안전성문제이다. 강대국들을 포함하여 모든 나라가 핵군사시설에 대해서는 자국 내에서도 독립적인 안전감시가 없고 이에 대해서는 국제규범도 없고 투명성도 논의하지 않는다. 그러면 과연 그 안전성은 스스로 잘 관리되고 있는 것일까?

원자력은 히로시마의 참상으로, 체르노빌의 악몽으로 그리고 원자력시설에 대한 테러의 우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로 변화하는 궤적을 밟아 왔다. 예상해 보건대 이제는 군사핵시설로부터의 방사능누출이 문제가 되어 그 예방과 대응이 국제적 이슈가 될 날이 올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되면 주권국의 군사기밀 보호냐 세계시민의 보호냐의 딜레마에 국제사회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최광식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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