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 지명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동산과 관련된 행태이다. 대상자 중 상당수가 위장 전입, 다운 계약서 등 잘못된 부동산 거래 관행을 답습했다. 9년 전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후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장상 이화여대 총장은 요즘 청문회에서 드러나는 공직 후보자들의 위장 전입 사례와 비교하면 문제도 되지 않을 내용 때문에 결국 낙마했다. 위법한 내용은 더 심한 데도 지금은 대충 넘어갈 모양이니 판단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정권의 성격이 그러해서인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는 재개발·재건축 예상 지역의 아파트·다세대주택 등을 사들여 쏠쏠하게 시세 차익을 남겼다.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해" 농촌 부동산을 사두었거나, 암 판정이 오진으로 밝혀진 것을 기념해 남편으로부터 오피스텔을 선물 받았다가 낙마한 공직 후보자들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백 후보자의 경우 위장 전입은 하지 않았다지만 전형적인 도시형 부동산 투기를 반복했다. 이를 합리적인 재테크니 생활의 지혜라고 변호한다면 참으로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계속 재테크에 몰두할 일이지 공직에는 왜 욕심을 내는가.

후보자들의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지명을 한 청와대에도 문제가 있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런 문제들이 "국무위원으로 활동하는 데 결격 사유가 될 만큼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는데 실망스러운 일이다. 인사청문회가 공직자들의 비리와 불법에 면죄부를 주는 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잘못된 선례들이 쌓이면 결국 '관습 불법'이 되고 만다.

이런 와중에 행정안전부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을 고쳐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때 토지 지번을 삭제하려다 국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을 없애려 하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의 준법 의식이 이토록 낮다니 큰 문제다. 청와대는 이번 청문회가 정부의 공직 기준을 정하는 계기가 되도록 한두 후보에 대해서는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자기를 관리한다는 개념이 없이 살아온 사람은 고위 공직 제의가 오더라도 정색하고 사양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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