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저품질 외국산 저가 휘발유 수입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값싼 외국산 수입을 통해 국내 정유 4사의 독과점 유통구조를 다자 간 경쟁 체제로 바꿔 휘발유값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휘발유 시장의 독과점 구조도 다잡고 휘발유값도 낮춘다니 일석이조처럼 보이나 실은 무늬만 그렇다.



값싼 수입산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인 경우가 많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휘발유의 환경기준은 황 함유량이 10ppm 이하다. 외국산 저가 휘발유 중 현실적으로 수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중국산은 황 함유량이 50ppm이나 된다. 환경기준이 완화되지 않으면 중국산 국내 유통은 불가능하다.

녹색성장을 비롯해 그린 환경정책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마당에 환경기준 완화를 전제로 한 정책 검토라니 참 이해하기 어렵다. 지식경제부조차 환경부 등 관계부처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이야말로 늑대를 피하자고 호랑이를 들이는 격이나 다름없다.

국내 정유 4사의 독과점 구도는 분명 문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도 국내 석유시장의 과점화가 공고해지고 있어 시장경쟁 강화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지나치게 비싼 국내 휘발유값 시정도 시급하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봄보다 30% 이상 내렸지만 국내 휘발유값은 그때나 크게 다름없이 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정공법으로 풀어야 맞다. 환경기준 완화라는 반환경적 부담을 지우면서까지 저질의 값싼 휘발유 수입을 꾀하는 고육지책은 옳지 않다. 정유 4사의 담합 방지 및 기름값 인하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정유사들의 공급가격 공개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휘발유값 안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휘발유값에서 차지하는 유류세 비중이다. 휘발유값 인하 해법을 논하면서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의 절반만을 따지는 것에 불과하다. 현재 유류세는 휘발유 소매가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값을 낮추자면 유류세 인하부터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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