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와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가 어제부터 통합 및 민노총 가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는 오늘까지 계속된다. 이들의 투표 행위 자체는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입하려는 상급단체가 민노총이라는 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과 민노총 성격 사이에는 엄연한 괴리가 있다. 공무원은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 단체행동도 안 된다. 이는 공무원노조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공무원 복무규정에 명시돼 있다. 반면 민노총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추구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민노총 산하에 들어갈 경우 민노총이 주최하는 각종 불법시위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실정법 위반이다. 정치 색채가 강한 민노총에 조합비를 내는 것 역시 정치적 중립 조항에 저촉된다고 할 수 있다.

시대적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쌍용자동차 노조와 KT노조를 비롯해 올 들어 10여개 회사의 노조가 연쇄적으로 민노총을 탈퇴했다. 이념투쟁할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지 못한 채 상생보다 갈등과 반목의 노사관계를 부추겨온 민노총이 자초한 결과다. 민노총 간부의 성폭력 파문과 지도부의 조합비 횡령 추문도 영향을 미쳤다.

공무원 노조에 대해 이기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공무원 단체협약 가운데 80% 정도가 노동관계법이나 공무원법을 위반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혹시 이를 모면하기 위해 민노총이라는 보호막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민노총은 11만명이 넘는 공무원 노조가 가입할 경우 일선 노조들로부터 따돌림당하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계산도 했을 법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사회적 혼란과 법질서 훼손으로 나타날 수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이라는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민노총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권리를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훨씬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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