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임금 삭감 논의가 최근 본격화됐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고연봉인 공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삭감과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인원을 더 많이 채용하자는 주장이 연초부터 제기됐지만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 삭감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는 처음이다.

공기업 임금 삭감과 신규채용 인원 확대를 한 묶음으로 하는 일자리 늘리기 구상은 임원급과 신규채용 직원의 연봉 삭감에 그쳤다. 기존 직원들의 임금은 전혀 손을 대지 못한 탓에 기존 직원과 신입 직원의 연봉 격차만 초래하고 말았다. 정부가 금융공기업에 대해 5% 임금 삭감을 주장하고 나선 배경이다.

금융공기업의 임금 삭감은 상징성이 매우 크다. 금융공기업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면서 연봉이 일반 직장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국민 서비스 제공이 존재 목적인 금융공기업의 고연봉은 국민의 눈에는 별세상처럼 보인다. 지금 같은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기획재정부가 올 4월 내놓은 '2008년 공공기관 경영정보'에 따르면 공기업 평균 연봉 상위 10위 가운데 국책은행 등 금융·증권 관련 금융공기업 6곳이 올랐다. 산업은행 9300만원을 필두로 금융공기업 1인당 평균 연봉이 7400만원에 달해 전체 공기업 평균 연봉인 5500만원보다 1900만원 많았다.

이에 정부는 금융공기업 직원의 5% 임금 삭감을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삭감하지 않을 경우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고 예산을 깎는다는 방침이다. 금융공기업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개별 협상을 피하고 금융공기업 노조들이 연대 대응하며, 그도 여의치 않을 경우 11월로 예상되는 총파업에 참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다.

최근 한국공항공사 노사가 임금 6.8% 삭감에 합의했다. 물론 공항공사의 임금 삭감은 지난해 가이드라인 이상의 임금인상률분에 대한 삭감이기에 정색하고 임금 삭감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금융공기업이 시늉 내기식 임금 삭감이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나누자는 차원에서 임금 삭감을 감내함으로써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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