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집시법 조항이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21조를 위배한다는 취지다.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 2명이 헌법불합치, 2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 헌재가 같은 사안에 대해 1994년 8대 1로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 비교할 때 금석지감(今昔之感)이다. 지난 10년간 법관 사회가 빠르게 진보화된 결과다.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보루여야 할 법원의 본령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집시법이 야간 옥외집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한 것은 야간집회의 질서 유지가 주간집회보다 어려워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침해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촛불집회는 전문적 선동꾼들에 의해 가두시위로 발전해 서울 중심부의 교통을 어지럽히고 상인들에게 막대한 영업 피해를 주었으며 주변 건물을 손괴하는 폭력적인 양상으로 악화됐다.

집시법 조항은 헌법이 선언적으로 규정한 집회·결사 자유의 포괄성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야간옥외집회의 제한적 허용은 집회 및 시위의 보장을 공공의 안녕질서와 조화시키기 위한 조치로서 공익 목적에 부합한다는 게 일반의 법감정(法感情)이다. 그러나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입법 목적은 도외시하고 헌법 조항을 문자 그대로만 해석했다.

헌재가 그 같은 결정을 한 이상 집시법 개정은 불가피해졌다. 어떻게 공익을 지킬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집회 금지 시간대를 심야와 새벽으로 축소하고 이를 엄격하게 집행하는 방법이 있다. 이 시간대의 집회까지 무제한 허용하는 것이 헌법의 정신이라고 강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집회는 참가자들이 모이기 쉽고 남들에게 집회를 보여주기 쉬운 장소와 시간을 택하는 게 상식이다. 인적이 드문 시간의 옥외집회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은 없다.

도로교통법 적용을 강화해 차도점거나 교통방해를 엄격하게 규제할 수도 있다. 불법과 소란,폭동에 대처하는 폭력시위방지법 같은 보완 입법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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