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나 사회, 언론의 관심은 늘 일과성에 그친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미적거리는 사이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자살로 내몰리고 있다.

그제 서울시가 발표한 '2009 서울 노인 통계'에 따르면 60세이상 노인 자살자가 637명으로 서울시 전체 자살자 2200명의 29%에 달했다. 인구 10만명당 48.6명으로 2000년 23명보다 배이상 늘었다. 같은 날 통계청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연령대별·성별·월별 자살 통계'에서는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들이 2004년이래 매년 4000명이상 자살하고 있으며 75세이상 노인 자살률은 OECD국가 평균보다 8.3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통계가 말해주는 의미는 분명하다. 노인들의 삶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이 호소하는 어려움 중에 가장 큰 것은 빈곤이다. 서울시의 이번 조사에서도 설문에 응한 65세이상 노인 5000명중 절반 가량이 자신을 '정치·경제·사회적 하층'이라고 답했다. 젊은 시절 최소한의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데다 마땅한 노후 일자리도 없어 속절 없이 극빈자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핵가족화와 이혼, 사별로 인한 홀몸 노인의 가파른 증가세는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홀몸 노인들은 경제적 어려움 외에도 심한 고립감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게 된다. 거기다 질병까지 얻게되면 그야말로 살아갈 소망을 잃는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국내 65세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500만명을 돌파해 10.3%가 된데 이어 2019년 14.3%, 2026년엔 20.8%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 같은 급속한 고령화는 낮은 출산률 못지않게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전분야에 심대한 부담요인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정년 연장, 노인 일자리 창출, 노령 기초연금제 보완, 노인 요양병원 확충, 평생 학습체제 구축 같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노인 문제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