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가 어제 발표한 통신요금 인하 조치는 그동안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들을 일부 반영했다. 초당 과금제 도입, 가입비 인하, 장기가입자에 대한 요금 할인,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통 3사는 기본료를 인하하고 가입비를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는 외면했다. 그래서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당 과금제는 3사 중 SK텔레콤만 채택했다. SK텔레콤 측은 이에 따른 요금 경감 효과가 연간 총 20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인당 요금 인하 혜택은 월 600원 정도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입비의 경우 이미 시설 투자비를 모두 회수한 상황에서 계속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가 일부 내리는 데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도 상당수 국가는 가입비를 부과하지 않는 실정이다.

기본료의 경우 시민단체들은 50% 인하를 주장해 왔지만 이통 3사는 일률적인 요금 인하는 오히려 요금 경쟁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에 반대했다. 문자메시지 요금 인하도 반영되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지난 2005년 문자메시지 원가가 건당 2.472원이라고 밝혔다. 현행 문자메시지 요금은 건당 20원이어서 원가의 8배가량 되는 셈이다.

LG텔레콤이 보조금과 요금할인 선택제를 실시키로 한 것은 눈길을 끈다. 즉 보조금을 요금할인으로 전환해 가입자가 18개월 또는 24개월로 약정하면 통화요금을 할인해 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로 최신형 휴대전화 단말기를 마련하기 위해 통신업체를 옮겨다니던 '메뚜기족'을 끌어들이려 업체들이 벌였던 과당 경쟁이 모습을 감출지 주목된다.

이번 요금 인하는 이통 3사가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요금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로 작용할 때 그 의미가 있다. 휴대전화 판매 보조금이 줄어들어 단말기 값이 올라가게 되는 결과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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