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론의 흐름이 바뀌어가는 분위기다. 아직은 단언할 수 없지만, '원안 추진'보다 '수정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3일 전국 성인남녀 1만1795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원안대로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28.5%인 반면 기능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33.2%였다. 지난 12일 조사에서는 원안 추진이 40.4%, 기능 변경이 23.2%였다고 한다. 여당의 여론조사라는 점에서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41.5%,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23.7%로 나온 바 있다. 지난 18,19일 실시된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원안 추진과 수정 추진이 38.5%와 37.8%로 비슷했다.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충청권 민심이다. 원안 추진을 바라는 주민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는 48%,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54.4%였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중에도 원안 추진에 찬성하는 의견이 줄고 있는 추세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들은 세종시의 원안 추진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기보다 충청지역 민심을 살피며 정쟁만 일삼는 비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야권은 막무가내로 원안 추진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어제 긴급회동을 갖고 수정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여당은 우왕좌왕하며 무책임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안 처리가 당론이라고 연일 강조하고 있으나 당 내에서는 수정론이 우세한 편이다.

정쟁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여야는 하루속히 냉정을 되찾아 국가와 충청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것이 민심을 받드는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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