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정부 예산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총 지출예산 규모 291조8000억원은 올 본예산보다 2.5% 많고 추경을 포함한 예산보다 3.3% 적다. 본예산 대비 예산증가율이 보통 6∼8%임을 감안하면 긴축적으로 보이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반영되지 않은 작년 10월 초 예산안에 비해 6.6% 늘어 긴축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위기 대응 차원에서 사상 최대의 추경을 편성, 재정지출을 극대화했던 올 예산안과 궤를 이어가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올 추경예산에서 1000억원 이상 증액한 35개 사업 중 15개(8조9000억원) 사업은 폐지됐고 20개 사업은 11조원을 줄여 계속 운영된다.

문제는 국가채무 급증이다. 경제활력 유지와 재정 건전성이란 상충된 목표를 예산안에 담아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채무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정부의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는 처음으로 400조원대에 이른다. 407조1000억원으로 GDP 대비 36.9%다.

국가채무는 매년 재정 적자가 계속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관리대상수지 적자 폭은 올 52조원에서 내년 32조원으로 줄어든다지만 적자는 2013년까지 계속 이어지고 국가채무는 5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가채무를 GDP 대비 40% 이하로 묶고 2013년까지 재정수지 균형에 이르게 할 것이라며 낙관한다. 국가채무가 거론될 때마다 GDP 대비 평균 70∼80%에 이르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주장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정부 해설도 여전하다.

재정 문제에서 낙관은 안 된다. 정부 전망치 2011∼2013년 실질성장률 5%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것이기에 신빙성이 낮다. 글로벌 경기가 탈 없이 회복세로 이어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4대강 살리기, 세종시 등 거대 국토개발사업은 예상치 못한 추가 지출을 야기할 수 있다. 바늘 구멍의 누수가 큰 둑도 무너뜨리는 법이다. 재정 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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