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박정태] 걸 그룹과 네티즌 기사의 사진

바야흐로 가요계는 '걸(Girl) 그룹' 전성시대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소녀시대를 비롯해 2NE1, 카라, 브라운 아이드 걸스, 애프터 스쿨, 포미닛, 티아라 등등. 이번 추석 명절에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인기 절정의 걸 그룹들이 대거 등장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 서바이벌-달콤한 걸'과 '아이돌 빅쇼' 등의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에 반해 남성 아이돌 그룹은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습생 시절 한국 비하 발언이 공개돼 지난달 그룹 탈퇴를 선언하고 고향 미국으로 돌아간 2PM의 리더 박재범 사태, 동방신기 멤버 3명과 소속사 간의 잇단 분쟁,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표절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남성 그룹이 주춤하는 사이, 걸 그룹의 세 확장은 급속히 이뤄지는 모양새다. 예쁜 외모, 달콤한 노래, 깜찍한 춤, 숨은 끼, 그리고 화려하고 화끈한 무대 등이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온라인에서도 이들에 대한 뉴스가 올라오면 네티즌들은 열광한다. 지난 9월 한 달간 본보 온라인 기사 조회 건수를 집계한 결과에서도 걸 그룹에 대한 네티즌들의 폭발적 반응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달 24일 본보의 '포미닛 김현아 초미니 스커트 아찔…' 기사는 조회 건수가 무려 180만건을 넘었다. 나흘 뒤 포미닛을 정식 인터뷰한 오프라인-온라인 기사는 클릭 횟수 50만건을 가볍게 돌파했다. 노래 '텔미'로 전국적 열풍을 불러일으킨 뒤 현재 미국에 진출해 활동 중인 원더걸스에 대한 관심도 식지 않았다. '원더걸스 미국 팬사인회 굴욕?…'(9월 14일)은 조회 건수가 110만여건이다. '카라 대학축제 관중 흥분…'(9월 25일)은 150만건에 육박하는 클릭 수를 기록했다. 이들 기사는 본보의 해당 주간 온라인 조회 건수 집계에서도 대부분 인기 1위에 랭크됐다.

종합일간지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에서 기본적으로 클릭 수가 10만건을 넘어서면 상당히 인기있는 기사로 분류할 수 있다(매체별로 다르며, 절대적 기준은 아님). 50만건을 상회하면 '대박' 수준이다. 그런데 100만건을 넘고, 게다가 200만건에 육박하는 뉴스라면 이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의미다.

신문사에서 온라인 뉴스 업무를 관장하다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온라인에 접하는 젊은 층 등 네티즌들의 성향상 당연한 것일 수 있으나 우선 연예와 스포츠 분야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남성보다는 여성 관련 기사의 조회 건수가 평균적으로 훨씬 많다는 것. 이는 걸 그룹 등 연예계는 물론 일반 기사에서도 적용되는 온라인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정치권 인물을 예로 들면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기사에 관한 네티즌 반응은 놀랄 만하다. 지난달 16일 나 의원이 서울대 강연회에서 피켓 시위로 곤욕을 치렀다는 본보의 특종 기사는 클릭 수가 90만건에 달할 정도였다. 이 같은 인기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반면 사회·정치 분야 등에선 아주 민감한 이슈가 아닌 이상 반응도가 떨어진다.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는 '위장전입' '세종시' 등도 관심권 밖이다. 오히려 비속어라고 할 수 있는 '꿀벅지' 표현 논란(9월 29일·81만여건)에 네티즌들은 후끈 달아오른다. 사실 온라인상에서는 머리를 피곤하게 하는 재미없는 뉴스는 대접을 받지 못한다. 더구나 클릭과 댓글에는 익명성이 보장된다. 그런 마당에 나름대로의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할 순 없지만 더욱 심화되는 온라인 시장의 여성 상품화 및 외모 지상주의 세태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박정태 인터넷뉴스부장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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