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여자 어린이를 잔인한 방법으로 성폭행한 조두순이 확정 판결을 받은 징역 12년, 전자발찌 부착 7년의 형량이 낮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대법원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다른 사건과 비교할 때 형량이 결코 가볍지 않은데도 냉담한 여론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기 곤란한 상황인데 검찰이 대법원 양형위원회를 압박하면서 곤혹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법원측과 함께 양형기준을 논의해 왔다.

8일 대법원 양형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이귀남 장관 명의로 아동 성폭행범의 양형을 상향조정할 것을 건의해 왔으나 이를 논의할 전체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양형위는 전체회의에서 이 장관의 건의사항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성급하게 아동 성범죄자 양형기준을 높이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며 소극적인 입장이다. 지난 7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양형기준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기도 전에 다시 고친다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고 성폭행한 경우 형을 가중해야 한다는 규정을 건의했으나 양형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법무부 주장에 대해 대법원은 언론 플레이 아니냐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문위원과 전체회의 회의록을 다 찾아봤지만 검찰이 술마시고 성폭행한 경우 형을 가중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자고 한 주장은 없었다"며 "법무부의 발언은 사법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직접 검찰이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고 성폭행한 경우 형을 가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민간위원이 제기한 비슷한 의견에 동의한 바 있다"며 언론 플레이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제훈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