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5시30분쯤 김모(7)군은 5살짜리 여동생, 친구 3명과 함께 집 근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놀고 있었다. 이 때 허름한 차림의 남성이 접근했다. 이 남자는 귀엽게 생긴 김군의 여동생에게 건빵 봉지를 내밀고는 "예쁘다"며 김양의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남자의 행동이 나쁜 짓임을 판단하기에 김양은 너무 어렸다. 김군과 친구들도 당황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경찰 관계자는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아이들은 미리 교육을 받지 않으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군은 달랐다. 주머니 속 휴대전화를 떠올렸다. 남자가 여동생에게 정신을 판 사이 김군은 보이지 않는 곳에 몸을 숨기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집에서 놀이터까지는 2∼3분 거리로 멀지 않았다. 남자가 놀이터를 떠나려는 순간 전화를 받고 뛰어온 김군의 어머니가 도착했다. 김군의 어머니는 "딸한테 무슨 짓이냐"고 실랑이를 벌이며 시간을 끌었다. 1분 뒤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가 도착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16일 현행범으로 체포된 함모(45)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들은 성추행 등의 위험이 있을 때 주변 어른에게 알리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며 "김군이 나이에 맞지 않게 침착하게 잘 대처했기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