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퇴임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견기업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사건을 수임한 것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지만 검찰이 수사 중인 기업 비리 의혹 사건을 퇴임 3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은 전직 검찰총장이 맡은 것에 대해 수사팀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 전 총장이 대형 로펌과 함께 공동으로 변론을 맡고 있는 사건은 창원지검 특수부가 수사 중인 SLS조선 일부 임원의 횡령·비자금 조성 의혹이다. 검찰은 조선업계 7위 규모인 SLS조선의 경남 통영 본사 등을 지난달 15일 압수수색한 뒤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임 전 총장은 이 회사 이국철 회장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총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피의자도 변호받을 권리는 있다. 변호사로서 변론을 맡는 게 무슨 잘못이 되느냐"고 말했다. 검찰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은 원칙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며 "검찰 내부기준이 엄격해서 전 총장이 변론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고, 전직 총장이 검찰에 누가 되는 변론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SLS조선 이 회장이 지난달 16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려다 출국금지된 사실을 확인, 전화로 이를 풀어줄 것을 요청한 뒤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검찰이 SLS조선 압수수색 전날인 14일 이 회장을 출금한 뒤 이틀 뒤 해제했으며, 21일 다시 출금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창세 창원지검장은 "(출국금지 해제는) 압수수색을 한 다음날 요청해온 데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다. 임 전 총장도 이 회장의 출금 해제와 관련해 "내가 사건을 맡기 전 출금조치가 해제됐던 것으로 안다"며 "사건을 맡은 뒤 나도는 이상한 소문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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