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동상이 왜 마카오에 있지?… ‘아시아의 유럽’ 마카오 즐기기 기사의 사진
화재로 정면 외벽만 남은 성 바울 성당의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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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행 에어마카오 비행기는 오전 7시5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고, 서울행 에어마카오는 새벽 2시 마카오를 출발한다. 금요일 새벽 출발해 일요일 새벽이나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단기 여행에 최적화된 비행 노선인 셈이다.

마카오는 주민들이 ‘반도’라고 부르는 구도심과 2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타이파와 콜로안이라는 이름의 두 섬은 간척 공사로 하나의 섬이 됐고, 구도심과 섬은 여러 개의 다리로 연결됐다. 구도심에서는 아시아 속의 유럽이라는 마카오 본연의 정취를, 두 섬과 섬 사이의 간척지에서는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는 마카오의 카지노와 호텔들을 만나게 된다.

◇구도심 여행=마카오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건축물과 광장이 20여개에 달한다. 입이 떡 벌어지는 건축물들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1557년 포르투갈이 점령해 1999년 중국에 반환된 마카오의 역사가 빚어낸 동서양의 융합 문화가 관광 포인트다. 마카오의 역사 유적들은 구도심에 옹기종기 모여 있어 한나절이면 대부분 유적들을 둘러볼 수 있다. 마카오의 면적은 26.8㎢로 서울 종로구 면적(23.9㎢)보다 조금 넓은 정도다.

구도심 관광의 시작은 세나도 광장이다. 3, 4층 유럽식 건물들이 늘어선 사이로 분수가 서 있는 작은 광장이다. 광장을 출발해 이정표를 따라 좁은 골목을 1∼2㎞ 올라가면 ‘성 바울 성당 유적’을 만나게 된다.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유적 사진은 모든 마카오 소개 책자에 단골로 등장한다. 17세기 초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들이 설계했는데, 당시로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럽풍 성당이었다. 1835년 발생한 화재로 현재는 정면 외벽만 남아 있어 유럽 성당들의 장엄한 실내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당 유적까지 이어진 육포 냄새 자욱한 골목길은 매력적이다. 마카오의 명물이라는 수십 가지 종류의 쇠고기, 돼지고기 육포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마카오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에그 타르트 등 과자들도 함께 판다. 골목을 오르며 육포 가게들 시식코너만 섭렵해도 배가 부르다. 바울 성당 유적 오른쪽 언덕에는 포르투갈인들이 세운 몬테 요새 유적이 있다. 세나도 광장을 출발해 육포를 시식하며 바울 성당 유적과 몬테 요새를 둘러보는 2시간 안팎의 도심 여행 코스다.

몬테 요새를 내려와 2㎞쯤 더 걸어가면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 루이스 드 카모에스를 기려 조성된 ‘카모에스 정원’을 만난다. 정원 안쪽에는 한복 두루마기에 갓을 쓴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서 있다. 1837년 신학생이던 김대건은 최양업 등과 함께 마카오 내 파리 외방전교회 극동 대표부에서 칼레리 신부 등으로부터 3년간 신학과 철학 등을 배웠다. 1985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가 동상을 건립했다.

◇복합리조트 즐기기=마카오는 카지노의 도시다. 마카오 세수의 80%는 카지노에서 나온다.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총생산은 47조6917억원이었다. 하지만 도박이라는 단일 이미지로 마카오를 설명하기 힘들다. 카지노 시티의 원조 격인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관광 도시로 변신한 것처럼 마카오 역시 도박의 도시에서 관광의 도시로 변모 중이다.

지난해 인구 60만명인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 수는 2900만명에 달했다. 그 중심에는 복합리조트라는 개념이 있다. 도박의 공간이 아니라 국제회의, 가족 휴양, 쇼핑 등 다양한 복합 서비스 공간을 건설한다는 개념이다. 마카오 카지노의 핵심 시설은 콜로안섬과 타이파섬 사이를 매립해 조성한 코타이 스트립 지역을 중심으로 샌즈 MGM 갤럭시 등 6개의 복합리조트가 성업 중이다.

미국의 카지노 그룹인 샌즈 그룹은 코타이 스트립에서 베네시안 마카오, 샌즈 코타이 센트럴 등 1만30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복합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베니스를 본떠 만든 베네시안 호텔 안에는 실내 인공운하가 흐르고, 인공운하 옆으로는 수백개의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다. 홀리데이인, 쉐라톤, 콘래드 호텔이 들어선 샌즈 코타이 센트럴에서는 쿵푸팬터 슈렉 등 할리우드 드림웍스 영화 캐릭터들의 떠들썩한 퍼레이드가 매일 열린다. 코타이 스트립의 호텔들만 순회해도 하루 종일 지루할 틈이 없다.

마카오=글·사진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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