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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지용] 중국의 강대국 외교

소프트파워 겸비한 중국 건설 논의 활발 우리는 탈냉전 후 미래전략 고민해야 할 때

[글로벌 포커스-이지용] 중국의 강대국 외교 기사의 사진
중국은 현재 세계적 강대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다. 세계적 강대국은 경제력과 군사력 등과 같은 하드파워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국가와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사회문화, 철학, 그리고 제도와 행위규범 등의 소프트파워가 겸비되어야 한다.

하드파워가 필요조건이라면 소프트파워는 충분조건이 될 수 있겠다. 지금 중국에서는 소프트파워를 겸비한 강대국 중국을 건설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 중 중국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들이 제기한 중국의 외교전략 방향에 대한 문제 제기는 특별한 관심을 끈다.

최근 중국의 양대 명문대학인 베이징대와 칭화대에서는 변화하는 국제환경과 중국의 외교전략에 대한 심포지엄이 연속해서 개최되었다. 심포지엄을 개최한 주체와 참가자는 달랐지만 작년 말에서 올해까지 진행되는 학술회의의 핵심주제를 간추리면 중국은 세계적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에 맞는 새로운 대외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대외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정치적 영향력, 이론과 논리, 그리고 신중함 등이었다. 즉, 중국은 경제적 영향력을 넘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 강화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하드파워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정교하고도 설득력 있는 이론과 논리, 그리고 행위규범의 개발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힘에 의한 영향력 행사가 아닌 국제 공공재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지도력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압도적 국력을 바탕으로 한 강압적 행태만으로는 진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 국제정치학자의 역사인식과 상황판단이 중국의 대외정책으로 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중국이 새로운 국제정치경제 질서의 대안을 창출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이 새로운 국제정치경제 질서와 규범을 주도하고 형성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전제조건은 바로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그와 같은 규범을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질서를 주도해 나가는 소프트 파워는 한 국가 자체의 정치, 사회, 문화, 그리고 앞선 철학적 담론 등을 창출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의 형성을 필요로 한다. 소프트파워는 그러한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와 확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현재 국제정치경제 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과 규범을 고민하고,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중국이 이제는 질적 성숙과 발전을 모색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 국가가 진정한 세계적 강대국을 향해 용트림하고 있는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한국이 지향해야 할 미래전략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냉전과 탈냉전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한반도의 모순된 상황을 발전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탈냉전 이후(post-Post Cold War)의 세계정치경제 질서까지 내다보는 미래전략을 구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웃 강대국 고민의 수준을 한 차원 더 뛰어넘는 고차원 방정식, 그 이상을 요구한다. 국가와 사회의 근원적 존재양식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철학적 반성과 숙고에서부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미래비전에 대한 다양하고도 매우 개방적인 논의의 담론장을 열어야 할 때인 것이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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