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담양 삼지내 마을 돌담길 기사의 사진
삼지내 마을 돌담길. 담양군청 제공
도시는 마음을 분주하게 만든다. 매일 경황없이 시간을 보내게 한다. 하루가 지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굳이 동동거려야 하는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남들에게 밀려다니는 삶은 내 삶이 아니다. 하지만 한적한 시골 골목에선 어디를 급하게 가지 않아도 좋다. 천천히 살아가면서 여유를 마음에 담을 수 있다. 대나무 고을 담양 창평의 삼지내 마을에 그런 골목이 있다. 비로소 내가 삶의 주인이 되는 한적한 골목이다.

삼지내 마을의 나이는 이제 500살이 넘었다. 켜켜이 시간이 쌓여 있는 돌담 안의 한옥을 넉넉한 대지가 안고 있다. 남쪽으로 펼쳐진 들판은 시원하고, 경지정리로 반듯해진 논과 밭에는 작물이 푸르다. 삼지내의 돌담은 가냘프지 않다. 견고하고 높게 축조되어 마을 분위기까지 안정시킨다.

호박잎과 담쟁이가 무성한 여름 마을 골목 도랑에 담을 따라 물이 흐른다. 담도 굽어 돌아갔고, 길도 굽어 돌아갔고, 물도 굽어 흐른다. 여기선 분주해도 분주해지지 않는다. 천천히 사는 삶이 가능하다. 2007년에는 천천히 사는 국제운동인 ‘슬로 시티’에 지정되었다. 문화재청은 삼지내 마을 돌담이 “화강석 둥근 돌을 사용하고, 돌과 흙을 번갈아 쌓아 줄눈이 생긴 담장과 막쌓기 형식의 담장이 혼재된 전통 토석담 구조로 가치가 높다”고 해서 2006년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올해 담양 대나무축제는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