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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서승원] 日·中 강경론자 제휴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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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고립’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수정주의적 행태가 그 시발이다. 언론이 자세히 보도해 온 것처럼 정권 출범 이후 도쿄 재판,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을 부정하는 주장과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2013년 12월엔 아베 총리 자신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7년 만에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를 감행했다.

이번엔 한국, 중국의 반발과 비난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적극 지지하는 미 오바마 정권조차 ‘실망’ 성명을 발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중 과거사 연대가 가시화된 데 이어 미·일 간 과거사 마찰도 예견되는 대목이다. 우리 독자들로서는 통쾌하게 느낄 것이다. 필자의 감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녹록지 않다. 과거사 문제는 이미 한·일 안보협력이나 FTA, 인적·문화적 교류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일 관계는 더욱 심각하다. 앞으로 미·일 간 불협화음까지 더해진다면 과거사 문제 이상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930년대 일본이 국제연맹을 탈퇴해 급기야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른 것처럼 미국과의 동맹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걷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일본의 고립을 피하면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 하나는 마이크 혼다(Mike Honda)식 접근법이다. 2007년 미 하원에서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의를 구현하지 않고는 진정한 화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에서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이 방식은 대체로 일본 보수우파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외국의 대일 비판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대중이 보수우파가 강조하는 국가 정체성이나 애국심에 쉽게 동조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통해서다.

다른 하나는 정의구현 이전에 화해를 우선시하자는 제니퍼 린드(Jennifer Lind)식 접근법이다. 사죄가 보수우파의 반발·역습을 초래하는 점을 의식하여 전쟁, 군국주의, 침략 등 모두가 경험한 과거 재앙에 대해 ‘공동 추도’하자는 말이다. 물론 이 방식도 문제가 있다. 과거의 잔학한 범죄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지거나 책임 문제가 애매하게 다뤄질 공산이 크다.

두 번째 접근법은 이미 그 시효가 다한 듯하다. 보수우파의 역사수정주의는 사죄에 대한 반발을 뛰어넘어 이미 상당 부분 ‘공적 기억’으로 제도화되고 있다. 정치 지도자의 성명, 수정주의 사관에 근거한 법제도화, 희생자들의 소송에 대한 법적 대응, 기념비·박물관·공휴일 등의 추도 방식, 다음 세대에 대한 역사교육 등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진상 규명, 그 이후의 공동 추도 형태는 어떨까. 즉, 일본의 공적 기억은 최소한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당시 상태로 되돌려져야 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해온 것처럼 과거사 진상규명회 등을 설치하여 진상 규명과 해결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는 공동 추도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더불어 보수우파를 국제사회와 일본 국내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역사수정주의는 아무리 생각해도 21세기 국제질서와 양립될 수 없다. 정부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및 중국의 대일 강경론자와 일본의 대한·대중 강경론자 사이의 적대적 제휴 관계도 차단해야 한다. 이들은 국가 권력에 가까이 있으면서 이러한 갈등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강경론자들의 성토에 갈채를 보내는 순간 우리도 공범자가 된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월드컵 무드가 가라앉을 무렵이 되면 광복절이다. 너무 뜨거운 여름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다.

서승원 고려대 교수·일어일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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