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최계운] 규제의 昨非今是 기사의 사진
각종 규제를 개혁하고 개선하자는 주장이 줄을 잇고 있다.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칙과 제도를 고치고 없애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나라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모든 공적가치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대한 부응을 통해 실현되는 법이다. 규제 전반을 새로이 살펴 적합한 개선방안을 마련함이 마땅한 때라고 생각한다.

규제는 보통 행위 금지 의무 부과 등을 통해 위험을 미리 줄이는 역할을 한다. 사회 전반의 무절제와 혼란을 막는 바탕에도 규제가 있고, 일상생활의 안정성을 지키는 시스템 또한 규제에서 비롯된다. 갑갑하고 무의미한 족쇄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요소 정도로 보아서는 결코 안 되는 것이 바로 규제다. 그런데 규제개선을 위한 노력이 결코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닐진대 이러한 주장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규제가 시대와 환경의 변화를 따르지 못하거나 오늘의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제는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던 규제였어도 오늘은 오히려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저해하는 장벽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시대변화에 부응해 진화하는 규제, 제 역할을 다한 뒤에는 사라지는 규제가 필요하다.

작비금시(昨非今是)라 했다. 어제의 잘못을 바로잡아 옳은 지금으로 가야 한다. 시대와 국민의 요구가 달라질 때는 이에 부응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조변석개(朝變夕改)식이나 개선을 위한 개선은 피해야 한다. 참된 발견은 새로운 무엇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바꿔야 하고 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끊임없이 새롭게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물 관리 분야에도 규제의 개선과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축소나 해제와 관련한 요구가 많다. 이미 오래전 도입한 제도인 데다 미국의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까닭에 보호구역 지정 등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이러한 요구를 접할 때마다 늘 생각해 본다. ‘우리는 주민들의 처지와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나?’ ‘현재의 물 관리기술과 역량으로는 보호구역 지정이 정말 불가피할까?’ ‘과학적 근거는 충분한가?’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규제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갑의 권한을 남용하는 규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호수와 정수장 등을 테스트베드(Test bed)로 제공해 중소기업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진입장벽을 찾아 허물며 제반 절차를 간소화하고자 애쓰고 있다. 모든 업무를 원점에서 다시 분석하면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다.

규제개선에 있어 특히 중요한 것은 사회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공감이다. 모든 사회제도와 규범은 공감 속에서 형성되고 실천될 때 제 구실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의 개혁만으로 규제가 개혁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생각부터 달라져야 하고, 행동과 실천이 따라야 한다. 물 관련 규제만 해도 물을 지키려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튼튼히 뿌리내리면 내릴수록 규제의 필요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민관 수질 자율관리 협약’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유예하고 있는 용담다목적댐의 사례는 시스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문화라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변화는 빠르고 역동적이다. 어떠한 규제라도 순식간에 실정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가 될 수 있다.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끊임없이 솎아내고 없애면서 모든 규제를 실정에 맞게 끊임없이 업데이트하자. 이러한 노력만이 우리 사회를 활력 넘치는 건강한 사회로 만들 것이다.

최계운 K-water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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