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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형태를 잃어버리다

[그림이 있는 아침] 형태를  잃어버리다 기사의 사진
김종구 展(7월 31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02-3217-6484)
조각가 김종구는 쇳가루를 모아 글씨를 쓴다. 이 작업을 하게 된 사연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남부 도시 루이스에 설치한 ‘기다란 인체 통 쇠 조각’ 작품이 전시 도중 밑동만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허탈한 마음으로 작업실에 돌아온 작가는 잃어버린 조각을 대신해 바닥에 쌓여 있던 쇳가루를 쓸어 모았다. 일주일 넘게 모았더니 쇳가루 산이 ‘순수한 풍경’으로 보이더란다. 이에 작업의 모티브를 얻었다.

캔버스에 접착제 포리졸을 뿌리고 쓰레받기에 쇳가루를 담아 붓으로 쓰듯 쇳가루로 자신의 생각을 즉흥적으로 써 나간다. ‘형태를 잃어버렸어요-쇳가루 산수화’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김종영미술관의 오늘의 작가 전에 “저 멀리서 하늘 위로 깃털은 날고 쏜살같이 창의문 골목길로 날려서 사라지고”로 시작하는 ‘6000자의 독백’ 등을 설치했다. 무기 재료인 쇠를 이용한 글씨 및 풍경을 통해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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