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잊어버린 미인상 기사의 사진
신윤복 미인도. 간송미술관 제공
마치 갑자기 나타난 얼굴인 듯하다. 오뚝한 코와 굴곡진 눈, 그리고 큰 키에 커다란 몸매가 아니다. 쌍꺼풀 없이 여린 듯 앳된 도톰한 얼굴이 다소곳한 자세로 거기에 있다. 서양 미녀에 홀린 눈으로는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조선 후기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는 옛 사진첩에서 찾아낸 어머니의 젊을 때 모습처럼 갑자기 다가온다.

지금은 트레머리가 낯설지만 정갈하게 참빗으로 빗어 넘긴 옆머리와 함께 검은 눈동자의 표현이 강렬하다. 사람에게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 미인도가 보여준다.

신윤복의 선은 자유롭다. 탄력 있는 선 하나로 초승달 눈썹이 나오고, 가는 선의 흐름으로 어깨와 팔의 모습이 나온다. 치마의 주름은 여러 개의 선이 조화를 이루어 천으로 가려진 몸매를 상상하게 해준다. 그림은 색깔과 함께 선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잘 전해준다.

그림만큼 사회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것은 없다. 사람 그림에선 생동감 있는 시대상을 볼 수 있다. 트레머리, 짧아진 저고리, 옷고름, 단작노리개, 외씨버선 등이다.

그러나 미인도에는 언젠가 잊어버린 한국인의 미인상을 단단히 새겨놓았다. 바로 우리의 얼굴로. 조선시대 최고의 미인도로 평가 받는다. 이 미인도는 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2부 보화각’ 전시회에 나온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