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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손병권] 미국식 경선제도의 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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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에 있을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선발하는 지난 6월 10일의 버지니아주 제7선거구 당내 경선에서 하원 원내대표인 캔터 의원이 당내 극단 우익세력인 티파티 지지자들이 지원한 브랫 후보에게 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의 뒤를 이어 새로운 하원의장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캔터 의원의 패배는 미국식 경선 제도의 명암을 살펴보기에 좋은 계기가 된다. 소수의 편향된 당원이 집중적으로 동원될 경우 민주적이라고 평가받는 당내 경선이 극단적 이념적 성향의 후보를 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당 간 극한의 대립 상황을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은 1830년대 초반 이후 남성 중심의 보통선거권이 확립되면서 정당정치가 전국적인 수준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아울러 의회 중심의 엘리트형 정당정치가 정당 조직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정당정치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방의원을 비롯한 각급 선거의 당내 후보는 소위 ‘당원회의-전당대회’ 제도를 통해 선발되기에 이르렀다. 즉 하원의원의 경우 정당의 말단 기층조직(프리싱트)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대의원이 선발되어 최종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몇 차례 거쳐 선발된 대의원들이 하원 선거구 전당대회에서 각 당의 하원의원 후보를 선발하게 되었다.

문제는 ‘정당 보스’라고 불리는 유력 정치인들의 부패 행각이었다. 즉 각급 당원-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을 매수하는 정당 보스의 횡포로 인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을 통해 선발된 후보가 당원의 일반적인 정서를 대표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 결과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정치개혁의 대표적 사례로 불리는 ‘예비선거’ 제도가 등장, 연방의원의 선거 등 각급 선거에서 당원이 직접 투표로 후보를 선발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오늘날에는 당내 경선이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사회적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등장한 문제는 이러한 상향식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당원이 정당 내 극단적인 이념을 대표하는 세력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과 그 경우 후보로 선출되는 인물이 극단적인 이념 성향을 띠게 되어 당선 이후 의회에서 정당 간 양극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맹위를 떨친 티파티 지지 세력의 당내 경선 참여와 이로 인한 극단적 우익적 이념 성향의 공화당 초선 의원들이 등장, 사사건건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한 경우다. 2010년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티파티 세력이 공화당 당내 경선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이념에 부응하지 않는 후보에 대해 적극적인 낙선운동을 펼쳐왔다. 따라서 경선 승리를 위해 공화당 후보는 자신의 입장을 극단적으로 우경화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렇게 해서 본선에서 당선된 의원은 의회 내 정당 간 교착상태를 더욱 심화시키는데 기여해 왔다. 2013년 미국을 채무불이행의 위기로까지 몰고 가는 데 일조했던 테드 크루즈 역시 티파티 세력의 지지를 얻어 2012년 당선된 극단적 우익 성향의 상원 초선 의원이었다. 정도는 다르지만 민주당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현재 우리의 경우도 중앙집권적 하향식 공천 제도를 지양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잠깐 선을 뵈고 사라진 상향식 공천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정당민주화라는 각도에서 바람직한 주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 당내 경선이 도입되면 현역의원이 매우 유리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우리의 경우도 미국처럼 극단적인 소수세력이 각 정당의 경선 과정에서 엄청난 불비례적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의 공천 개혁은 장기적 안목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실현되어야 한다.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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